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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영킹 Jun 22. 2021

우리가 ‘이루다' 판결에 관심 가져야만 하는 이유

밀레니얼 여성 창업가 인터뷰 시리즈 ‘화난사람들' 최초롱 대표님 2편



Q. 앞서서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에서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3가지 방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어요. (지난 인터뷰 보기: https://brunch.co.kr/@amandaking/221 ) 피해 당사자가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올리는 경우, 문제 의식을 가진 변호사님이 제안하고 사람들을 모집하는 경우, 그리고 ‘화난사람들’이 특정 이슈에 대한 문제제기를 먼저 하는 경우..


그 중 AI 챗봇 ‘이루다' 사건에 대해서도 좀 더 자세히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어떤 부분이 문제였고, ‘화난사람들'에서 어떤 일들을 하셨는지 설명해주시겠어요? 


A. ‘이루다' 이슈가 터졌을 때 많은 사람들이 저희 플랫폼에 관련 프로젝트를 하지 않는지 먼저 제보해주셨어요.개인정보 관련 전문성이 있는 변호사님께서 이런 제보 내용을 확인하고, 화난사람들 플랫폼을 통해 소송인 모집을 하게 되었습니다.  


(출처: 화난사람들 홈페이지)



‘이루다'라는 챗봇을 만들고 있는 ‘스캐터랩'이라는 회사가 ‘연애의 과학'이라는 서비스도 함께 만들고 있는데, 챗봇이라는 것을 만드려면 일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야 대화를 하는 형식으로 챗봇이 설계되잖아요. 이 대화 데이터를 ‘연애의 과학' 유저들이 제출했던 카톡/메신저 내용을 기반으로 한 거에요.


그러면서 개인정보가 유출되기도 했고요, 적절치 못한 표현을 이루다가 학습해서 이야기하는 게 문제가 되기도 했고, 사실 유저 입장에서는 내가 ‘연애의 과학'에 쓰이는 줄 알고 제공했던 대화 내용이 다른 서비스에 쓰였다는 게 이해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고요.



Q. 이 내용은 저희 뉴스레터에서도 자세히 정리해드리기도 했어요. ( https://stib.ee/RPu2 / https://stib.ee/w8w2 ) 다만 스캐터랩 쪽에서도 사용자들에게 다 동의 받았다, 정보 제공 동의 받지 않았냐, 하고 우길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A. 그래서 개인정보 수집을 할 때 그 목적이 ‘서비스 개발' 이렇게 두루뭉술하게 표현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유저들에게 설명했다고 볼 수 있느냐, 이런 포인트를 문제삼고 있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대화를 제출한 당사자가 보통 연인 둘 중 한 명이잖아요. 그러면 상대방은 자신의 데이터가 제공되었는지도 모르게 이 회사에 넘어가 있을 거란 말이죠. 그런 경우는 문제가 없느냐, 하는 거죠. 


최종적으로 ‘화난사람들'에서 모인 피해자 분들은 450명이고, 이분들이 변호사님들의 도움을 받아서 공동 소송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인 겁니다. 



Q. 그래서 스캐터랩 쪽에서 뭐라고 방어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나요? 


A. 저희는 ‘공동소송 플랫폼'이기 때문에 그 상대방의 방어 내용까지는 직접 알 수 없고요, 담당 변호사님들만 해당 정보를 알 수 있고, 기존에 기사에 나온 내용들이나 변호사님들이 공지 올려주신 내용 정도로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본안소송에 대해서 스캐터랩 쪽은 서면을 따로 제출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받았잖아요. 그 과정에서 아마 소명자료들을 제출했을 거에요. 하지만 그 내용이 공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뭐라고 했는지는 알 수 없죠.


(화난사람들 유튜브 영상 참고 )



Q. 그렇다면, 이게 선례가 없는 사건이잖아요. 선례가 없기 때문에 공동소송을 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고요. 그게 참 쉽지 않을 것 같은데.. 


A. 맞아요, 변호사님들이 많이 듣는 질문이 ‘그래서 이겨요?’ 인데.. (웃음) 말씀하신 것처럼 선례가 없는 사건이기도 하고, 판단을 하는가 판사가 아닌 이상 100% 이겨요 / 져요 이렇게 말을 할 수가 없어요. 변호사는 그저 어떠한 근거에 의하여 이길 가능성이 높다, 낮다 이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는 거고요. 


그렇게 확실하게 말씀을 못 드리니까 물어보시는 입장에서는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려는 거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그게 아니라 신이 아닌 이상 법원에서 어떻게 판단할지는 아무도 몰라서 그렇게 말씀드리는 거에요.


그리고 이런 소송을 부추겨서 변호사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데, 사실 이런 공동소송이 변호사님들 입장에서 큰 돈이 되는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다수의 당사자들을 다 챙기느라 신경 쓸 것들이 더 많고요, 착수금 받은 것들 대부분이 또 법원에 송달료나 인지세로 들어가기도 하고요. 소송이 보통 몇 년씩 걸리기 때문에 오랜 시간 들여서 하는 것치고는 사실 쉽지 않죠. 

다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본 게 확실 하니까, 그리고 변호사의 입장에서 이런 것들을 지나칠 수 없으니까, 공익적인 입장으로 하는 거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화난사람들’은 이제 이런 공동소송을 하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여러 가지 리소스와 에너지들을 좀 덜어드리고 효율적으로, 잘 공동소송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드려야 하는 거죠. 예를 들면 참가자 분들이 문의를 진짜 많이 하시는데 변호사님들이 그 1:1 문의를 다 받아주실 수가 없어요. 그런 것들을 서비스 측면에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런 과제들이 있어요. 



Q. 대표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이게 장기전이기도 하고, 또 상대방에서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니까, 사실 동력을 잃기가 쉬울 것 같은데, 이런 부분들은 어떻게 보완하고 계세요? 사람들의 지속적인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잖아요. 


A. 사실 많은 소송의 경우에 관련 분야의 전문가 도움이 많이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전문가 분들을 모시려면 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사실이에요. 공동소송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이거거든요. 좋은 전문가분들을 상대방이 먼저 포섭했을 경우, 쉽지 않은 거죠. 


인공지능 쪽도 마찬가지에요. 전문가들의 의견서를 갖고 법원에 판단 근거를 잘 제출하는 게 중요한데 그게 다 돈이 많이 드는 거죠. 그래서 ‘이루다’ 같은 경우에는 서포터즈를 모집하고 있어요. 기존에 소송을 시작할 때 피해자 분들에게 일정 금액을 받기도 했지만 이것도 크지 않은 액수이기 때문에 담당변호사님들이 추가로 서포터즈를 모집하고 있고요. 


‘이루다 서포터즈'에 참여하면 이 쟁점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떻게 판단하는지, 그런 의견서를 나중에 받아보실 수 있어요. 관심 있는 분들 많은 참여 부탁 드립니다!




Q. ‘이루다' 쟁점은 판결이 어떻게 나느냐에 따라서 관련 챗봇 개발사나, 비슷한 업종에도 영향을 많이 미칠 것 같아서 서포터즈 같은 방식으로 계속 관심 갖고 지켜보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표님, 마무리하기 전에 한 말씀 해주시죠.


A. 화가 나는 일이 생겼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혼자서는 막막하고 힘들 수 있잖아요. 그럴 때 ‘화난사람들'을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막막한 상황을 풀어주는 모든 가이드를 얻을 수 있는 곳이 되는 게 앞으로의 목표이고요,


그렇게 ‘화난사람들'을 찾아왔을 때 나와 비슷한 문제를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또 이들과 느슨한 연대를 이루며, 이게 힘이 되어서 정보 교류도 하고 문제 해결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 과정에서 법률전문가가 필요하다면 특히나 큰 힘이 되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스여일삶 여돕여TV 유튜브 채널에서 최초롱 대표님 인터뷰를 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2편 영상 보러 가기 : https://youtu.be/HrFBXi0yJRs


인터뷰 진행 및 편집 : 스여일삶 운영진 김지영 & 우지희 / 사진 : 화난사람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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