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여정.
평범한 봄날의 반복이었다. 3월부터 매일 하루 Headspace 명상을 했다. 길면 15분, 짧으면 3분 정도 하루에 조금씩 매일 명상을 했다.
그리고 요리도 했다. 케이터링 클래스도 들어보고, 일일 베이킹 클래스에 가서 배우고, 그저 하고 싶은 요리, 베이킹을 했다. 책장에 박혀 있던 영국 요리책을 틈틈이 번역도 하고, 일본에서 사 온 일본 요리책도 파파고의 힘을 빌리며 번역하며 실제 만들어보고 있었다.
그러던 5월 어느 날, 문뜩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명상과 음식. 두 가지가 합쳐질 수는 없을까?
합쳐질 수 있다.
그 이유는 첫째, 명상은 그 순간에 특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일상에서 실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명상은 가능하다. 정확히 말하면 'Mindfulness', 우리말로 '마음챙김'은 가능하다.
마음챙김. 솔직히 무슨 말인지 명확히 모르겠다. 상담이나 임상 심리학에서 쓰이는 용어이긴 한데 내가 배우는 심리학 분야에서는 마음챙김이라는 용어가 너무 낯설었다. 들어는 봤어도 연구주제인지도 몰랐다.
그런데 내가 매일 듣던 Headspace 명상이 mindfulness, 마음챙김을 하는 것이었다.
약간 충격적이었다. 내가 지난 2년간 대학원에서 이론으로 사람의 마음을 공부했어도 실제로 그 마음을 '체험'하기는 정말 어려웠다. 그런데 마음챙김이라는 요상한 말은 내가 체험하고 있었다. 실제 내가 '경험'하고 있었다.
그때 일종의 깨우침이 있었다. 진짜 중요한 것은 실제로 내가 느끼고 경험하는 것임을. 진짜 배움은 나의 감각으로 느끼고, 몸과 마음으로 소화시키는 것에 있다는 것임을.
둘째, 요리를 한다는 것은 이제 나의 삶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내가 나답게 살아가고, 행복해지는 그 과정에 요리가 있는 것이다. 음식을 접하는 것 자체가 나라는 사람의 전부는 아니지만, 굵직한 강물은 될 것이다. 내 삶이 하나의 생태계라면, 요리하는 그 강물을 그냥 흐르게 두는 것이 아니라 강물과 강물을 둘러싼 환경을 바라보고, 변화를 느끼는 것이 앞으로 내게 주어진 방향임을 받아들였다. 요리한다는 것 자체를 넘어 음식을 둘러싼 모든 경험과 체험이 내 삶이 숨 쉬고 움직이는 에너지가 되는 셈이다.
따라서 음식과 마음 챙김이 함께 할 수 있다는 의미는, 그저 모든 활동에서 마음챙김이 가능하다는 것 이상이다. 이것은 곧 나 자신의 일이다. 마음챙김 명상은 나의 내면에 집중하는 것이다. 요리할 때 행복감을 느꼈다는 것 자체가 나 자신의 모습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챙김과 요리하는 것, 음식을 접하는 것은 그저 나라는 사람의 내면에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둘은 별개가 아니다. 들숨과 날숨이 한 호흡인 것처럼.
나의 글은 4가지 컨텐츠를 지닌 에세이로 구성된다.
첫째, 명상과 마음챙김에 관한 에세이. 이 부분은 명상, 특히 마음챙김 명상에 대한 경험, 지식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둘째, 요리(Cooking)와 마음챙김에 관한 에세이. 이 부분은 내가 하는 모든 요리에 대한 마음챙김을 기록한다.
셋째, 먹기(Eating)와 마음챙김에 관한 에세이. 이 부분은 음식을 먹는 것에 관련된 마음챙김을 기억한다.
넷째, 나에 관한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