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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몽드 Aug 07. 2019

호랑이콩을 넣은 쿠스쿠스 샐러드

[파란 뚜껑 글래드락 도시락 한 끼]



몇 주 전 시장에서 호랑이콩을 샀다. 호랑이콩을 알게 된 것은 좀 됐지만, 막상 사 먹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장에 갔을 때 비닐에 올망졸망 담겨있던 호랑이콩이 눈길을 끌었고 그 모습이 귀여웠다. 


얼룩덜룩 보랏빛 무늬가 잘 보이도록 그릇에 담에 사진을 찍어보니 더 귀여운 것 같다.

무늬가 예쁜 호랑이콩. 삶으면 무늬가 사라져 조금 아쉽다.


호랑이 콩의 맛은 어떨까? 작은 냄비에 물을 담고 콩 한 줌을 잡아 10분 정도 끓였다. 

그런데 맛을 보기 전에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예쁜 호랑이 무늬가 다 사라져 버리고 온통 회보라색 콩이 되어버렸다. 약간의 놀람과 아쉬움을 뒤로하고 찬물에 헹궈 입으로 콩 한 알을 가져갔다.

한 입, 한 입 씹을 때마다 강낭콩이 지닌 포슬 한 식감이 터져 나왔다. 아주 작은 감자 같기도 하다. 또 콩에 있는 기름이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크리미한 느낌을 준다. 잡곡밥에 들어있는 작은 서리태콩이나 선비콩만 먹다가 호랑이콩의 오동통하고 토실한 사이즈가 약간 낯설면서도 풍요롭다.  


이국적인 터키쉬 쿠스쿠스 샐러드. 호랑이콩의 멋진 무늬는 없지만 담백함, 그리고 영양이 가득 차있다. 


호랑이 콩으로 무슨 요리를 할까?

호랑이 콩이 주제가 될 수 있는 요리를 생각하다가 예전에 유튜브를 보며 만든 쿠스쿠스 샐러드가 생각났다 (참고: https://youtu.be/GZQGy9 oscVk). 그 당시 맛있게 먹었기에 다시 영상을 보니 군침이 돌았다. 그런데 쿠스쿠스와 채소만 들어간 샐러드라 한 끼 도시락으로 삼기에는 약간 허기질 것 같았다. 호랑이콩을 넣어 식감과 단백질을 보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료 (3-4인분)

- 쿠스쿠스 1컵 (쌀 컵 계량)

- 오이 1/2개, 길게 4등분 하여 씨 빼고 작게 깍둑썰기

- 노란 파프리카 1/2개, 오이와 같은 크기

- 양파 또는 적양파 1/2개, 오이와 같은 크기, 물에 담가 매운기 제거 

- 방울토마토 20개(가감), 8등분 또는 4등분

- 호랑이콩 1.5컵(가감), 찬물부터 센 불에 10분 끓이고 헹궈 식히기

- 쿠민 가루 1 tsp

- 파프리카 가루 1 tsp

- 토마토 페이스트 2 tsp

- 올리브유 1 TBSP

- 소금 1 tsp, 가감

- 레몬 1/2개 또는 레몬즙 2 TBSP

- 후추 적당량

- 이탈리안 파슬리 적당량


*방법

1) 볼이나 냄비에 쿠스쿠스, 쿠민 가루, 파프리카 가루를 넣어 잘 섞은 후 뜨거운 물을 쿠스쿠스가 잠길 때까지만 넣어준다. 뚜껑을 덮고 5분 정도 기다린다.

2) 익은 쿠스쿠스를 숟가락을 잘 흩트려 뜨려 식혀준 후, 토마토 페이스트와 소금을 넣고 잘 섞어준다.

3) 오이, 파프리카, 양파, 방울토마토, 호랑이콩, 올리브유, 레몬즙을 넣고 잘 섞어준다.

4) 파슬리를 다져 넣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춘다.




든든한 한 숟갈.



쿠민과 파프리카가 들어가니 이국적인 맛이 확 느껴졌다. 거기에 토마토 퓌레가 달달함과 새콤함 그리고 무게감을 잡아 입맛을 돋웠다. 쿠스쿠스의 댕글 거리는 식감도 재밌다. 재료 손질이 조금 걸리지만 더운 여름에 오랫동안 불을 쓰지 않기에 미리 재료만 손질을 해 두면 정말 금방 만들 수 있다.  먹을 때마다 채소의 아삭함과 콩의 부드러움, 토마토의 달콤함이 입 안을 즐겁게 해 준다.  


호랑이콩을 넣은 쿠스쿠스 샐러드. 다음에는 터키쉬 스타일 말고 다른 재료와 향을 넣어 새로운 맛을 탐구해보아야겠다. 다음 쿠스쿠스 요리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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