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fulness | 마음챙김]
얼마 전 면접을 봤습니다.
브런치에서 마음챙김과 음식이 주제가 되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지만, 저는 궁극적으로 마음챙김과 음식이 이루어지는 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 목표를 구현하기 위해 이것저것 준비를 하다가, 우연히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던 F&B (Food & Business) 회사의 채용공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지원을 했고 1차 면접 날짜가 잡혔습니다. 면접을 준비하려니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자기소개서의 내용을 토대로 예상 답변도 준비했고, 회사에 대해서도 공부하면서 할 수 있는 만큼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면접이 끝나고 나니 아쉬움과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괴로운 감정도 느껴졌지만 면접관의 질문에 멋진 답변을 하는 내 모습(그러나 실제로 말하지 못한)이 머릿속에 너무 명료하게 그려졌습니다.
'그 질문에는 이렇게 답변할걸.', '그 말을 했어야 했는데.', '내가 준비한 키워드를 잘 연결시키면 되는데.', '왜 그땐 이런 생각을 못했지?'. '저는 ~~~~라고 생각합니다. 쏼라쏼라. 착착착. 완벽한 답변 짠!'
아쉬움과 상상 속 완벽 답안이 며칠 동안 제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면접을 하고 온 날 밤에 잠들기 전, 그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샤워를 하면서,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그냥 가만히 있을 때 조차도 면접할 때 제 모습을 자꾸 곱씹게 됩니다. 생각과 감정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습니다. 아예 '어차피 떨어질 것 같은데 그냥 잊어버리자.'라고 말하면서도 자꾸 생각나는 것을 보니 제가 그 회사에 가고 싶은 것 같습니다. 면접은 이미 끝나버렸고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때 바보 같은 제 모습, 부족한 제 자신을 곱씹게 됩니다.
Headspace 명상에서 마음을 더 잘 챙길 수 있는 스킬을 배웠습니다. 호흡 명상 중 딴생각이나 감정이 든다면, 잠시 멈추고 그 생각과 감정이 어떤 것인지 간단하게 체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생각이 든다면, 그 생각이 무언가 갈망하는 것인지(approach), 아니면 그저 나의 의견(version)인지 체크합니다. 만약 특정 감정이 느껴진다면 좋은 느낌인지(pleasant) 아니면 나쁜 느낌인지(unpleasant) 확인합니다. 그리고 다시 호흡으로 돌아옵니다. 이 같은 스킬을 통해서 이루려는 것은 생각, 감정과 편안한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억누르거나 없애는 것이 아니라 나의 생각과 감정에서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면서 부드럽게, 친근하게, 편안하게 알아차림 하는 것입니다. "Get ease with them." 제게 가장 필요한 자세였습니다.
많은 심리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나간 과거의 내 생각과 행동을 곱씹을수록 걱정만 늘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이미 지나간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것이 더 건설적이고 바람직한 자세임을 분명하게 인식하려고 합니다.
오늘 배운 마음챙김 스킬을 적용합니다. 불쑥 튀어나오는 아쉬운 감정을 느끼고, '음 나쁜 느낌'이라고 말하고 스르륵 보냅니다. 감정을 제거하고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아쉬움을 잠깐 바라보며 아쉬움에 조금 익숙해져 봅니다. 그리고 다시 날숨의 소리와 몸통의 수축을 느낍니다. 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르는 멋진 답변을 만들어 보되 잠시 멈추어 '이 생각은 갈망인 것 같아'라고 짧게 속으로 말한 뒤 호흡으로 돌아옵니다. 물론 괜찮은 답변은 기록해 두어서 나중에 또 면접을 보거나 다른 상황에서 적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야지 제가 과거보다는 성장하게 될 테니까요. 하지만 명상 중에는 알아차림과 호흡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을 비난하거나 자책하지 않습니다. 부정적 감정이나 생각과 친해지고 편안해지는 일에만 집중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