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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몽드 Nov 04. 2019

버터빈 스프(Butter beans soup)

[Mindful Cooking | 마음챙김 요리]

크고 아름다운, 부드럽고 포근한

 


어느덧 11월에 들어섰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니 따뜻하고 포근한 음식이 생각납니다.

저는 이 맘 때를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스프를 많이 만들 수 있기 때문이지요. 스프의 따뜻함이 몸을 데워줄 뿐 아니라, 한 그릇 만으로도 영양을 골고루 채울 수 있다는 점에서 편하게 건강을 챙길 수 있습니다. 스프를 즐기며 마음도 부드럽고 포근해지는 것은 스프를 먹어야 하는 저만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주로 만드는  스프는 감자 베이컨 스프, 양송이 스프, 단호박 스프 입니다. (조만간 레시피 올리겠습니다!) 위 3가지 스프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기 때문에 자주 해 먹습니다. 그러나 스프의 세계는 무궁무진합니다. 기성 제품으로 쉽게 만드는 방법도 있지만, 육수를 직접 만들수도 있고, 크림 대신 루(roux)를 쓸 수도 있고, 퓨레로 만들지 아니면 국물과 건더기를 중심으로 만들지 등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스프도 만들 때 마다 약간의 변주를 주면서, 또 새로운 스프 요리에 도전해 보면서 저만의 시그니처 스프를 만들려고 합니다. 

버터빈의 크리미하고 담백한 맛과 홀그레인 머스타드가 고급스러운 맛을 낸다 

우연히 슈퍼마켓 수입 코너에서 버터빈 통조림을 봤습니다. 통조림에 쓰인 'Butter'라는 단어에서 풍기는 고소하고 부드러움이 느껴짐과 동시에 포장지에 그려있는 크고 매끈한 콩이 너무 맛있어 보였습니다. 보기에는 흰강낭콩인데 큰 사이즈와 강낭콩만이 가진 폭신하고 부드러움이 괜히 '버터'라는 단어가 붙진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넷에서 butter bean soup 레시피를 참고하여 저만의 버터빈 스프를 만들었습니다. 



*재료 (3-4인분)

- 버터빈 2캔

- 올리브유 2 TBSP

- 버터 1.5 TBSP (채식용은 생략)

- 베이컨 3줄 (두께감 있는 베이컨 사용, 채식용은 생략)

- 대파 흰 부분 2개 (약 50g), 최대한 얇게 썰기

- 양파 1/2개 (약 100-150g), 최대한 얇게 썰기 (*대파 대신 전부 양파 가능)

- 다진 마늘 1.5 TBSP

- 생 타임 4줄기

- 홀그레인 머스터드 2 tsp

- 치킨 스톡 육수 500ml (채식용은 채소육수로 대체)

- 생크림 100ml (채식용은 생략)

- 베이비 케일 1팩 (50g, 베이비 시금치 또는 일반 시금치를 작게 잘라 대체 가능)

- 소금, 후추

- 건 파슬리 약간


*방법

1) 베이컨은 1cm 간격으로 자른 후, 냄비에 베이컨의 기름이 충분히 나올 때까지 중약불에서 10분 정도 바싹 굽는다.

2) 베이컨은 따로 빼고, 1)의 냄비에 올리브유와 버터, 얇게 썬 파/양파를 넣고 중간불에서 10분-15분 충분히 볶아 카라멜라이징 한다.

3) 2)에 다진 마늘을 넣고 살짝 익힌 후 타임과 홀그레인 머스터드를 넣고 1분 정도 볶아준다. 

4) 냄비에 버터빈 1캔(캔에 들어있는 물 포함), 치킨 스톡 육수를 넣고 10분 끓여준다. 

5) 4)의 재료들이 끓어서 잘 어우러 지면, 타임 줄기를 뺀 후 핸드 블랜더나 믹서기로 곱게 갈아준다. 

6) 5)에 버터빈 1캔 전부와 생크림, 베이비 케일을 넣고 한 소끔 끓여준다. 농도는 물 또는 우유를 추가하여 취향에 맞게 조정한다.  

7) 소금, 후추로 간을 맞춘 후, 먹기 전에 베이컨과 건 파슬리로 장식한다.


베이컨의 짭조름함, 양파와 마늘의 은은한 단맛, 허브의 싱그러움이 느껴진다.


왜 버터빈이라고 이라고 하는지 이해가 됩니다. 저는 생크림을 넣어 크리미함을 증폭시켰지만, 크림을 넣기 전에 만들어진 퓨레 형태도 정말 부드러웠습니다. 콩 한 알도 큼직해서 한 입 한 입 먹을 때마다 든든해졌습니다. 새로운 식재료인 베이비 케일은 스프의 영양과 색감을 채워주었습니다. 버터빈이 식감을 담당했다면, 맛은 홀그레인 머스터드가 돋보였습니다. 양식 레시피에서 머스터드+크림 조합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머스터드 특유의 쨍하고 강렬한 맛이 크림의 고소함과 부드러움과 만나면 정말 환상적입니다. 양파와 마늘이 단맛과 감칠맛, 머스타들의 새콤함, 베이컨의 짭짤함 그리고 타임의 시원함이 잘 어루어진 스프입니다. 또한 꽤 묵직한 질감에도 불구하고 콩이 중심이 되는 스프이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쉽게 소화되고 속이 편안합니다. 


군데군데 푸릇한 베이비 케일이 영양을 더해준다


스프 레시피를 올리며 저만의 스프 만드는 팁을 글 마지막에 소개하려고 합니다.


첫 번째 팁은 바로 <양파를 얇고 일정하게 썰기>입니다. 

단호박 스프와 같이 달콤한(sweet) 스프 말고 식사로 가능한 짭짤한(savory)스프를 만들 때, 맛의 베이스를 카라멜라이징한 양파로 합니다. 이를 위해 양파 1/2개 기준으로 중약불에서 최소 10분 동안은 양파만 볶아야 합니다. 양파의 단맛과 풍미를 끌어내야 하기 때문에 소홀히 할 수 없는 작업입니다. 그리고 스프 양이 많아질수록 양파를 많이 쓰게 되니 시간은 더 오래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양파를 최대한 얇게, 모든 조각이 같은 두께로 썰면 다소 지루한 볶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참, 백종원씨 처럼 한 번에 많은 양의 양파를 잔뜩 볶아 소분하여 냉동고에 보관 후 쓰셔도 좋습니다(https://youtu.be/uAShnbgCLSU). 저도 차마 해보진 못했지만, 한 번 고생하면 스프 만들 때 더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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