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분석에 대한 실전 원포인트 레슨 두번째: 네옴:라인
[작가주] 최근에 사우디의 왕자가 한국에 방문하여, 네옴이라는 프로젝트를 소개 했었고, 한국 기업들이 참여한다는 소식을 들었었다.
오늘은 이를 기반으로 하여, 기술분석 실전 원포인트 레슨을 해보려고 한다.
우선, "네옴:더라인"이라는 프로젝트가 무엇이 궁금한 독자들은 이 글을 보기전에 3개월 전에 네옴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한 다음의 동영상을 참고 하시라.
요즘은 동영상이 너무 잘 나온다. 정확한 과학적(물리/화학/생물) 설명을 내 놓지 않는 동영상을 믿는건 바보짓이다. 무엇인가 되는듯이 보이는 동영상은 대체로 동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공학 기술에 대한 판단을 위해서는 물리학을 제대로 해야할 필요가 있는데, 물리학은 모든 공학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커다란 건물의 구조설계 부터 양자 컴퓨터까지 과학/공학에서 물리학을 빼고 논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복잡하고 고난이도의 물리학 수준을 이야기 하는게 아니다. K-12과정(고등학교까지의 수준)을 무사히 마친 이들이 가질 수 있는 그런 기초적인 물리학 수준을 의미 한다.
K-12과정을 무사히 마친 이라면, 위의 동영상을 봤을 때, 저 내용이 혁신이라기 보다는 사기에 가까운지 쉽게 판단 할 수 있다. 만약, 저 동영상을 보면서, "저거 가능 할수도 있는거 아닌가?"라는 의문을 가졌다면, 당신의 과학 수준은 고3 수준도 안된다는 것을 의미이니, 분발 하시라.
소위 말하는 문송들이 하는 이야기가, "불가능에 도전해서 그걸 가능하게 만들면서 과학이 발전했다."라며 흥분하던데, 한마디로 개소리다. 보통, 불가능 했던 기존의 물리 이론이 바뀌었다기 보다는 (불가능에서) 가능하게 되는 "조건" 명확하게 정립되었다고 보는게 보다 타당 하다. 양자역학이 나왔다고 해서, 고전(뉴턴)역학이 틀린게 아니라, 고전 역학의 조건이 한정되는 조건이 정립 된 것이다.
가끔, 기존의 물리 법칙을 뒤집는 (혹은 재정립 되는) 무엇인가 획기적인 것이 발견/발명 되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는 굉장히 드물 뿐만 아니라, 관련 조건을 정립하는데 어마 무시한 시간과 비용이 투자 된다. 보다 결정적으로 네옴 프로젝트와 같은 기존의 물리법칙을 따르는 공학에서 그러한 발명되는 것은 불가능 하다. 그러니, 동영상에서 물리학 법칙을 역행하는 무엇인가를 보여준다면, 그건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이제 저 네옴 프로젝트의 과학적 측면에서 문제점이 무엇인지, 몇가지만 간략하게 설명 하도록 하겠다.
1. 유리벽을 통해 태양광 발전:
- 몇몇 아랍국가들이 사막에 태양광 발전을 시도했던 적이 있는데, 실패했다. 왜 그럴까?
- 보통 태양광 판넬은 태양광과 수직(90도)이 되도록 유지한다. 그래서 태양광과 수직에 가까운 지붕에 세운다. 각이 수직에서 멀어지면, 그 효율은 현저히 떨어진다 (참고로, 네옴은 판넬을 벽(세로)으로 한다).
2. 500m (높이) x 200m (폭)
- 200미터지만, 건물의 외폭(건물 바깥쪽 크기)이 양쪽으로 차지하기에 실제 폭은 100m가 안될 가능성이 높다. 대략 폭을, 100m로 잡았다고 했을 때, 일조건이 어느정도 보장되는 높이는 100m이고, 최대로 잡아도 200m를 넘지 못한다. 이 높이가 그 이상을 넘어가면 지상에서는 햇빛을 보기가 힘들어진다).
3. 0%탄소, 100%재생에너지
- 큰 규모의 건물 1개 동도 100%재생 에너지를 전기를 공급하는게 불가능하다. 더구나, 태양광만으로 재생에너지를 생산다면 더더욱 불가능 하다. 그런데, 170Km x 500m 짜리 마을을 태양 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열역학 법칙을 배웠다면, 이런 소리 함부로 못하지.
4. 100% 자급자족(스마트팜)
- 식물은 어떻게 재배한다 쳐도, 육류나 어류는 방법이 없다. 모든걸 공급망을 통해 해결하려고 하면, 그건 네옴 프로젝트와 맞먹는 새로운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5. 직선 170 Km
양벽 사이에 바닥이 200m가 꽤 넓어 보이지만, 170Km라는 길이를 생각하면, 결고 넓은 폭이 아니고, 170KM라는 거리가 결코 짧은 거리가 아니다. 바람이 막히고, 구름이 갈린다. 통상적으로 감당이 되는 기후 현상이 감당안되게 증폭 될 가능성이 높다(돌풍, 폭우등)
위에 언급된 건, 건축물에 대한 간략한(?) 문제들이고, 거기에 집어 넣겠다는 기술들은 다루지도 않았다. 이 외에도 이 프로젝트가 왜 실현 불가능한 지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차고 넘친다. 그렇다고, 내가 뭔가 대단한 지식이 있어서가 아니다. 고등학교 수준의 과학만 제대로 공부했다면, 누구나 위와 같은 문제점들을 쉽게 발견 할 수 있다.
지금 이런 (사기에 가까운) 제안을 한 이나 다른 나라들이 이미 난색을 표한 이 뭐 같은 프로젝트를 덥석 물어서는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이의 공통점이 있으니, 둘다 문송(작가주: 대학 전공을 확인 해보시라)이라는 거다. 이러한 문송들의 특징이 몇가지 있는데, 전세계 어디를 막론 하고, 돈이나 권력이 있는 문송들은:
. 돈만 쳐바르면 무슨 기술이던 구현 가능한 줄 알고 (모든 기술은 돈으로 땜빵 가능한 줄 착각),
. 지들이 엄청 똑똑한 줄 알고,
. SF 영화나 재난 영화가 과학인 줄 알며,
. 과학 전문가들의 충고는 들어쳐먹질 않다.
그리고, 반대로 돈이 없는 문송들은:
. 돈만 있으면 다 되는 줄 알고,
. 돈만 많은 얘들이 전문가 인 줄 알고, 막 추종하고,
. 사기꾼이랑 전문가를 구별하고, 사기꾼의 말만 믿고,
. 결정적으로 똥인지 된장인지 구별 못한다.
아무리, 문과라도 수학과 물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그 교과서의 내용을 달달 외우고, 시험을 잘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현상에 대해서 올바르게 판단하는 기본을 알기 위함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학의 기본적 소양은 제대로 된 기술 분석을 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