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서 집사기: 대출

서류지옥

by 아마NL

가계약 다음으로 넘어야 할 큰 산은 대출을 받는 것이다. 대출을 받이 위해서는 가계약서와 함께 집의 가치와 관련된 서류 두 가지가 추가로 필요하다. 전문 감정평가사가 발급해 주는 집의 가치에 대한 문서(apppraisal report)와 구조점검리포트(structural survey report)이다. 이 둘이 없다면 대출신청이 불가하다.


구조점검은 구조전문가를 고용해야 한다. 인터넷으로 개인적으로 알아봐도 되고 부동산에서 연결해 주는 사람에게 해도 된다. 비용은 주택의 면적에 따라 달라지는데 집이 그렇게 크지 않아서 약 300유로 정도 들었다. 구조전문가는 주택이 매물에 설명되어 있는 것과 같은 상태인지(창문, 구조, 등), 1970년대 지어진 집이라 석면이 검출되는지, 파이프 등이 잘 연결되어 있는지 등을 점검해 준다. 결과지는 일주일 내에 받아 볼 수 있는데 수리가 반드시 필요한 부분, 지금은 안 해도 큰 문제는 없지만 수리가 필요한 부분과 예상 금액을 알려준다. 우리 집은 지하에 있는 하수도 연결관이 녹슬어서 교체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예상 비용이 2000유로 정도로 나왔다. 그래서 집주인에게 비용을 반반 부담해서 1000유로를 최종 집값에서 깎아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그렇게 해주겠다고 했다.


감정평가사도 우리가 의뢰해서 진행했는데 약 500유로 정도 들었던 것 같다. 우리 집 주변에서 우리 집과 비슷한 규모, 연식, 상태의 집들이 얼마에 팔렸는지 분석하고 우리가 비딩 한 금액이 과도하지 않으며 주택의 가치를 잘 반영하고 있다는 증명서와도 같은 감정평가서는 최종 대출금액을 정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보통은 비딩이 말도 안 되게 높지 않은 이상 비딩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주택가치가 나오는 것 같다. 아무래도 주택 구매자가 얼마까지 낼 의향을 보여주는 것이 비딩이기 때문에 집의 가치가 그만큼 있다는 것을 보여주니까 말이다.


이 두 서류가 준비될 동안 모기지 상담사는 최대 대출 가능 금액과 이자율을 은행별로 리스트업 해서 안내해 주었다. 서론에 얘기한 대로 나는 영주권은 있지만 정규직(permanant contract)이 아닌 상태였고 학교에서는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레터(employer statement)를 발급해주지 않기 때문에 내 리스크를 안고 가려는 은행을 찾아야 했다. 다행히 모기지 상담사가 잘 중계해 줘서 (당시에는) 괜찮은 조건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당시 평균 금리인 4%대 고정 금리로 30년 장기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금리와 금액이 마음에 들었으므로 이제 모기지 심사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야 했다. 기본적으로 우리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로 여권이 필요했다. 비네덜란드인인 나의 경우 장기 거주 가능 여부를 알려줘야 해서 영주권 사본도 보냈다. 집과 관련된 문서들로 집주인과 우리가 모두 서명한 주택매매가계약서(purchase agreement), 주택감정평가서류, 구조점검 리포트를 제출했다. 마지막으로 우리 재정과 관련된 문서들로 재직증명서, employer statement, 잔고증명서를 준비해야 했다. 비정규직(temporary contract)이고 employer statement를 받을 수 없었던 나는 계약기간이 6개월 이상 남아있는 고용계약서가 필요했고 12개월치 소득증명서를 내야 했다.


이 많은 서류들을 잘 모아서 낸 다음 모기지 승인까지 거의 한 달이 걸렸다. 그동안 혹시라도 거절되면 어떡할지 불안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큰 문제없이 모기지가 승인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니 아주 큰 산 하나를 넘은 것 같이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