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통(育通)」 — 육아에서 얻은 통찰
아침에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깨어날 때 기분이 어땠어?”
윤식이는 “티브이를 볼 수 있어서 기분 좋았다”고 했고, 현식이도 같은 대답을 했습니다.
아마 준식이도 비슷한 마음일 겁니다.
그 말을 듣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습니다.
저 역시 어릴 적, 티브이를 볼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아침이 설렜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제 아침은 다릅니다.
눈을 뜨자마자 아이들 등원 준비, 생활비 걱정이 밀려듭니다.
건강을 위해 억지로 삼키는 맛없는 음식, 그리고 잠깐 켜본 티브이조차 ‘재미있다’는 마음보다 ‘시간을 낭비한 건 아닐까?’라는 불편함이 먼저 따라옵니다.
아이들의 대답과 제 아침을 나란히 놓고 보니 질문이 떠오릅니다.
어릴 땐 단순히 즐거웠던 티브이가 왜 지금은 걱정거리로 변했을까?
아마도 너무 많이 알게 된 탓일지도 모릅니다.
시간 관리, 생산성, 건강, 책임감…
세상의 수많은 규칙과 두려움들을 알게 된 후부터 순수한 즐거움이었던 순간들이 의무와 부담으로 바뀌어버린 건 아닐까요?
아이들의 눈에는 여전히 티브이가 즐거움의 상징이지만, 제 눈에는 이제 생각과 할일을 미루는 행위처럼 보입니다.
심리학자 바버라 프레드릭슨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긍정적 감정은 스트레스 후에 남아 있는 부정적 감정을 완화한다"
즉, 아이들이 보여주는 단순한 기쁨은 단순한 유희가 아니라, 오히려 어른에게 꼭 필요한 회복의 열쇠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삶을 알면 알수록 지혜는 늘어나지만 동시에 단순한 기쁨은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모습은 다시 묻습니다.
“아빠, 즐거움은 원래 그렇게 복잡한 게 아니에요.”
심리학자 크리스틴 네프(Kristin Neff) 교수는 “자기연민(Self-Compassion)은 회복력을 위한 강력한 도구”라고 했습니다.
책임감 속에서도 잠깐의 단순한 즐거움을 스스로에게 “괜찮아, 해도 돼”라고 말하며 허락하는 것,
그게 어쩌면 어른에게 필요한 회복이 아닐까요?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심리학자 프레드 브라이언트(Fred Bryant)는 세이버링(Savoring)에 대해 말하는데요.
“세이버링은 불안과 우울의 해독제”라고 말합니다.
즉, 그 순간을 음미하는 태도 자체가 불안을 덜어내고 마음을 회복시키는 힘이 된다는 것이죠.
당신은 언제, 단순히 ‘즐거워서’ 웃어본 적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