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통⑱: 도전 앞에서 부모가 바뀌다

「육통(育通)」 — 육아에서 얻은 통찰

by 황호성

하기 싫은 마음에서 시작된 변화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흐려집니다.

찍어둔 영상조차 없었다면, 오늘의 일도 아마 잊고 말았을 것입니다.


영상 속에는 첫째 아이가 태권도 시범단 활동을 하면서 다리 찢기 연습을 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태권도 관장님이 윤식이에게 대회 준비하는김에 “시범단도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저도 어릴 때 검도 시범단 활동을 했던 기억이 있어 긍정적이었고, 엄마 역시 외부 활동이 윤식이에게 좋은 자극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첫째 아이는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싫어. 다리 찢기 해야 하잖아.”


이전 같았으면 우리 부부는 이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그래, 하고 싶지 않으면 안 해도 돼. 다음에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하자.”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하기 싫었던 것이 자연스럽게 하고 싶어지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번에도 첫째 아이가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줘 봅니다.


“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시범단 시간에 같이 연습해보자. 끝나고 나서 정말 하기 싫으면 그때 결정하자.”


그 말 속에는 ‘억지로 시키기’가 아닌 ‘안전한 도전의 틀을 만들어주기’라는 마음이 담겨 있었습니다.


도전의 마음을 함께 키우는 법


며칠 뒤 첫째 아이는 놀랍게도 스스로 다리 찢기 연습을 제안했습니다.

엄마와 함께 웃으며 스트레칭을 하고, 시범단에서 배운 동작을 뽐내보기도 했습니다.

하기 싫다던 마음이 ‘해보니 괜찮다’로 바뀌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깨달았습니다.

두려움은 완전히 없애야 하는 게 아니라, 함께 견뎌볼 ‘안전지대’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

아이의 도전은 용기로만 가능한 게 아니라,

‘시도해도 괜찮다’는 확신이 쌓일 때 가능하다는 걸 배웠습니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의 두려움을 대신 없애주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 속에서도 시도해볼 수 있는 공간과 관계를 마련해주는 일이었습니다.


질문


오늘 당신은 누군가의 도전 앞에서 어떤 ‘안전지대’를 만들어주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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