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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주영 Sep 18. 2023

성공적인 제휴 사례

사업의 기술 2

앞서 제휴란 내 것을 내어주고 남의 것을 받는 것.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거나 서비스 확장 속도를 높이고, 없었던 기술력/노하우를 이식하는 것이라고 했다. 

사업의 기술 1 - 돈 안 쓰고 남의 손 빌리기


몇 가지 최근 대표적인 (바깥에서 바라보기에 성공적인 것으로 예측되는) 제휴 사례를 살펴보며 아래 기업들은 무엇을 가져오고 무엇을 얻었는지 확인해 보자.



1. 네이버와 대한통운


네이버 커머스는 네이버 전체 매출의 25% 이상을 차지한다. 그만큼 쇼핑(커머스)은 네이버의 주 수익원이고, 네이버 검색 점유율을 지켜내고 있는 중요한 서비스다. 그러나 네이버 커머스도 안전한 상황은 아니다. 국내 커머스 시장 1위를 '로켓 배송'을 위시한 쿠팡에게 내주었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


배송을 직접 하며 핵심 가치로 빠른 배송을 내세운 쿠팡과 달리 네이버는 배송에 직접 관여할 수는 없다. 직접 사입하거나 직접 물류세터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네이버가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쇼핑 플랫폼(호스팅 서비스) 뿐이다. 하여 네이버에게 배송은 쉽지 않지만 문제이지만, 커머스 성장을 위해 꼭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0년) 네이버와 CJ가 지분 맞교환 방식의 전략적 제휴를 진행했다. 네이버가 CJ에게 탐을 낸 부분은 콘텐츠를 들고 있는 CJ ENM과 CJ대한통운으로, 스마트스토어 입점사(셀러)들이 이용할 수 있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CJ대한통운에게 맡기겠다는 의미였다. 많은 셀러가 더 많은 물건을 팔기를 희망하는 네이버는, 이번 제휴를 통해 스마트스토어 입점사 대상 배송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딜을 했을 것이고, 당일배송(도착보장) 서비스 개발을 위한 물류 데이터를 얻고자 했을 것이다.


CJ대한통운은, 네이버를 통해 국내에서 가장 크고 안정적인 화주를 확보하게 되었다. 20년에 제휴를 맺고 3년이 지난 지금 네이버 커머스 매출은 2배 이상 성장했고, 스마트스토어에 등록된 판매자 수는 약 55만 개로 국내에서 가장 많다. 네이버 커머스가 성장하는 만큼 CJ대한통운의 배솔 물량도 그만큼 성장하는 구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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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핵심 사업인 커머스를 위해 배송(풀필먼트)을 해결해야만 했다. 그래야만 1) 빠른 배송으로 사용자들 잡을 수 있고, 2) 풀필먼트 서비스를 통해 판매자 입점(셀러)을 계속적으로 늘려갈 수 있고, 3) 판매자 대상 풀필먼트 서비스 이용료(도착보장 서비스 이용료)라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사업을 이끌어나가는 데 있어서 너무도 중요한 결정인 만큼,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의 지분 교환을 통한 파트너십은 적절한 의사결정인 것으로 생각된다.



2. 현대카드와 스타벅스


많은 카드사들이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를 내놓고 있다. 그중에서도 현대카드는 PLCC에 가장 적극적이다. 대한항공, 배민, 스타벅스 등 업계의 1등 혹은 고유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회사들과 PLCC를 내놓고 있다. 현대카드는 왜 이렇게 열심히 PLCC를 만들까?


현대카드 PLCC


카드사 입장에서 가장 탐이 나는 것은 대한항공, 배민, 스타벅스 등 해당 브랜드의 충성 고객이다. 일반 카드를 출시했을 경우, 모객 대상이 넓어 가입자 확보에 많이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든다. 또한 카드모집인을 통한 발급 시, 모집인 비용이 든다. (카드 한 장 발급에 몇 만 원부터 몇 십만 원까지 책정되어 있다.) 반면 PLCC 카드의 경우, 특정 브랜드를 이용하고 구매하는 타게팅된 고객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적게 들고, 제휴사 사이트(배민 앱, 스타벅스 앱 등)에서 신청이 일어나게 되므로 가장 좋은 마케팅 채널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카드 모집인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 결국 적은 비용으로 잘 타게팅된 신규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1등 브랜드와 콜라보를 통해 후광 효과를 얻게 된다. 웬만해서는 제휴 협업을 잘하지 않는 스타벅스와 PLCC를 만들어냈을 때도 그러했고, 국내에서 1개 카드사(삼성카드)와만 PLCC를 허용하던 코스트코가 기존 파트너사였던 삼성카드가 아닌 현대카드와 제휴 계약을 때에도 카드 업계에서 현대카드의 위상이 한층 높아진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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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와 제휴한 브랜드들 무엇을 얻을까? 신규 카드 발급자 대상의 연회비 수익 및 결제 건당 거래 수수료를 카드사와 셰어함으로 신규 수입원이 생긴다. 또한 계약 구조에 따라 다르겠지만 해당 카드의 지속 사용에 따라 제공하는 혜택(스타벅스 결제건당 현대카드 몇 포인트, 스타벅스 별 몇 개 적립) 또한 카드사가 부담하는 경우도 가능할 것이다. 제휴 문턱이 높은 스타벅스라면 현대카드에 기존의 PLCC 개발 때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았을까 예상해 본다.



3. 카카오뱅크 26주 적금 with 제휴사


카카오뱅크의 인기 상품 중 '26주 적금' 상품이 있다. 26주간 매주마다 적금을 넣는 챌린지 상품인데, 제휴사와 함께하는 경우, 적금 납입을 계획대로 하면 제휴사에서 제공하는 할인 쿠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20년 이마트를 시작으로 마켓컬리, SPC-해피포인트, 오늘의 집 등 많은 서비스가 '26주 적금' 제휴 사례를 만들었다. 지난 3년간 누적 개설된 계좌 수가 2천만을 넘었고, 카카오 26주 적금 상품을 만들기 위한 파트너사들이 줄을 서있다고 한다. 왜 이렇게 인기였을까?


 


카카오뱅크 26주 적금은 가입자에게 1) 올바른 금융 생활을 하고 있다는 만족감, 2) 적금 납입을 통한 상대적으로 높은 이율 3) 관심 브랜드의 할인 쿠폰 혜택까지, 세 가지 편익을 제공한다. 따라서 해당 상품에 많은 관심과 가입이 일어나게 되고, 이 상품의 제휴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한 가입자들의 이동이 일어나게 된다. 즉, 제휴사들은 카카오뱅크를 통해 신규 고객이 유입되고 방문자 수를 얻게 된다. 실제 GS칼텍스는 26주 적금 출시 이후 각종 앱 마켓에서 앱 다운로드 1위를 달성했다고 하며, 마켓컬리 역시 파트너적금 출시 첫날 창사 이래 최대 일일 가입자를 유치했다고 한다.


카카오뱅크는 무엇을 얻을까? 카뱅 또한 제휴사 혜택을 앞세워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이마트와 적금 상품을 개발하면 이마트 앱에도 적금가입 유도 배너가 노출되니, 이마트 고객이 카카오뱅크로 유입되는 것이다. 또한 26주 적금 상품이다 보니 지속적인 카뱅 앱을 열어 미션 달성 정보를 확인하게 된다. 즉, 앱이 활성화된다. 마지막으로 아직 정식 광고상품이라 외부로 노출되지는 않았으나 브랜드에게 제휴 마케팅 비용을 과금하지 않을까 예상된다.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수익으로 잡히고 있을 것이다.




위의 세 가지 사례들은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출발한 전형적인 제휴의 사례로 보인다. 그리고 모두 목표한 결과를 달성했다고 평가 받지 않았을까 싶다. (뭐.. 내부에선 아니라고 할 수도..) 여튼 이렇듯 제휴의 구도와 관계, 목표가 명확한 것들도 있지만 이렇게 딱 떨어지지 않은 그렇지 않은 케이스들도 존재한다. 뒤에서 이에 대해 설명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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