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핵심인재들, 책이시발

2021.05.17 월요일 첫번째 책모임 #재주영

by 큐레이터박


IT회사 핵심인재들의 독서모임의 시작 #책이시발

우리가 회사의 핵심인재라고 아무도 증명하지 않지만, 우리 스스로가 증명합니다.



아주 단순한 계기로 재기, 주영, 나영의 독서 모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새로운 회사에서 처음 시작하게 된 사적모임이에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무슨 이야기를 할까? 무엇부터 시작할까? 채팅을 나누다가 부담없이, 책에 관한 아무얘기부터 시작해보기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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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ck point!] 뭐든지 일단 시작하고보는 세 명

그로부터 일주일 뒤 점심시간, 샌드위치와 함께 직장인들의 독서모임이 시작되었어요. 첫 독서모임을 자축하며 주영님이 맛있는 샌드위치를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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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왜 읽게 되었나요?”


주영 : 작년 하반기부터 책 읽기 단톡방에 가입하고,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읽게 됐어요. 당시에 인생이 재미없다고 느끼고, 뭔가 인생이 공허하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으로 힐링한 것 같아요. '나중에 노후에 뭐하지?' 생각해봤을 때 책 읽고 살면 너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책 읽을 때도 재미가 제일 중요해요. 재미 위주로 읽다보니 가장 많이 읽는 책도 아무래도 문학이죠.

[check point!] 재미를 ‘참’ 중요시하는 주영


재기 : 저는 크리에이티브 레퍼런스. 주영님이 책을 대하는 태도가 재미라면, 저는 책을 통해 아이디어나 이런 것들을 얻는 것 같아요.

나영 : 원래 저는 아기를 낳기 전까지는 노느라 너무 바빴어요. 근데 아이를 낳으면, 계속 집에 있어야 하잖아요? 집에서 할 수 있는 취미를 찾다가 그 중에 하나가 독서가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재미보다는 실용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 이런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흥미가 떨어지고 그럴 때 소설을 읽고 그런 것 같아요. 소설 같은 것은


“본인의 인생책은?”


주영 : 인생책 얘기해 봅시다. 인생책.

재기 : 저는 대학교 때 어학 심화 전공을 선택할 때 어학이나 문학 쪽에서 선택할 수 있었는데 두 개 다 포기했어요. 그리고 저는 미학을 선택했어요. 근데 그렇게 들어갔는데 뭐 말도 안되게 어려운 것 있잖아요. 그래서 얘기 하면 끝도 없는 그런 문학을 많이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인생 책으로 꼽는 것 중 하나는 <양철북>. 뭔가 현대인의 고독과 혼란 이런 것들을 양철에 두는데, 그걸 얘가 마지막에 찢어질 때까지... 그 모티프가 영화에도 되게 잘 드러난 작품이죠. 혹시 영화 보셨어요?



나영 : 안봤어요. 이름만 들어본 것 같아요.

재기 : 책으로는 조금 어려워도 영화는 어렵지 않을 거에요. 굉장히 스토리텔링이 잘 되어 있어요. 소설의 주인공, 그리고 양철북의 모티브나 메타포를 적절하게 잘 녹였기 때문에 영화 보시면 좋을 거에요.

주영 : 나영님은요?

나영 : 저는 막 인생 책, 인생 영화 이런건 없는데... 뭔가 책을 많이 읽게 된 계기는 김봉진 <책 잘 읽는 방법>을 우연히 접하고 나서부터 였는데, 그 책을 읽는 다음부터 책 읽기를 취미로 갖게 된 것 같아요.

재기 : 그게 바로 인생 책이죠.

나영 : 그렇죠. 그 책에서 책을 되게 잘 읽는 방법을 여러가지 알려주는데, 그 중에 하나가 같이 책 읽는 사람을 만들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이전 회사에서도 책 읽는 모임을 제가 만들어서 시작을 했는데, 사실 다른 분들은 책 읽기에 그닥 관심이 없는 분들이었어요. 그래서 독서모임이 아니라 독주모임으로 끝이 났죠. 아무튼 그런 뭔가 작은 동기라도 하나가 있으면 책을 읽기가 쉽더라구요. 그래서 <책 잘 읽는 방법>이라는 책이 제 독서 인생의 변곡점이 된 것 같아요.



나영 : 주영님은요?

주영 : 저는 사실 소설쓰기에 대한 꿈이 있어요. 언젠가 죽기 전에 소설 한 편 쓰고 죽고 싶다는 꿈. 그래서 소설 쓰기 모임을 소소하게 하고 있어요.

재기 : 등단의 목표는 언제로 잡고 계신가요?

주영 : 사실 등단은 생각도 안하고 있고, 올해 안에 어딘가에 무엇인가를 넣는다는 정도?

재기 : 저는 대학교때 경험자로서, 일단 써서 빨리 넣어보시는 것이.. 너무 모으는 것보다는. 그때 그때 피드백을 받고, step by step을 해보셔도 좋지 않을까.

나영 : 그래서 인생책은 뭐라구요?

주영 : 고민 좀 해봐야 하는데, 지금 당장 생각나는대로 말하자면 일본책 중에 <한순간 바람이 되어라>는 달리기 책이 있어요. 소설책 세 권 짜리인데, 재미있어요. 이 책을 읽으면 뭔가 긍정적인 에너지가 확 생기는!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나지만 뭔가 되게 기뻤던 기억이 있고, 이 책을 제주 여행에 가져갔다가 중문해수욕장에서 갑자기 친 파도에 책이 없어진 사건이 있어요. 그래서 자발적으로 날 위해 두 번 산 책. 갑자기 이 책이 생각나네요.



나영 : 근데 '재미'라는게 어떤거에요?

주영 : 재미? 작가와 통하는 기운, 그러한 지점을 만나는 순간이 저는 가장 큰 재미인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 소설을 쓰겠다는 목표를 가지다 보니까 소설가 입장에서 책을 읽게 되잖아요. 그래서 더 '이 사람 진짜 힘들었겠다. 대단하다.' 이게 재미가 또 플러스가 되는 것 같아요.

재기 : 그런 생각을 보통 사람들은 안하는데, 말씀하시는 거 들으니까 정말 집필 의지가 강하시군요.


“책은 어떻게 읽나요?”


재기 : 저는 음악도 그냥 듣는게 아니라 타이틀이나 이 컨셉이 나오는 과정을 한번 보면 되게 재밌는게 많아서 책도 마찬가지로 책 표지나 인덱스를 많이 봐요. 읽는 방식도 완독이 아니라 인덱스를 뚫고 들어가서 한 챕터만 보고. 저희 집에 대부분의 책들이 완독한건 고전소설 밖에 없어요. 한 챕터씩 읽다가 나중에 한번 정독을 하고 나서 '아, 이 이름이었구나' 서사적으로 얻게 되는 재미.

주영 : 능력자.

나영 : 저는 그게 용납이 안돼요. 마음이.

[check point!] A to Z를 봐야 책을 읽었다고 생각하는 나영


재기: 그게 딱 기획자. 챕터대로 가는 사람. 이거는 사실 하기 나름이에요. 이동진씨는 타이틀만 보고도 책 내용을 간파한다고 하는데, 그걸 해보셔도 뭔가 일적으로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나영 : 김봉진 대표도 책에서 그렇게 얘기했었어요. 읽고 싶은 내용만 딱 펼쳐서 본 것도 다 책을 읽은 것이다. 책을 읽을 때 그런 부담과 압박을 갖지 말아라.

재기 : 그리고 책을 또 파고 들어가요. 어려운 책은 '왜 이렇게 어렵게 되어있을까?' 그럼 파고 들어가서 번역서 전에 원서를 찾아보는 거죠. 이걸 계속 하는 건 아니고, 하나에 꽂히면. 그 원형을 보고 그 원형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근데 표면적으로는 저도 재미가 중요하다. 그래서 저도 박민규 소설이나 김영하 소설 좋아하는게 재미거든요.

[check point!] 탐구를 좋아하는 집요한 재기


주영 : 박민규 작가 소설 너무 재미있었죠?

재기 : 너무 재밌죠. 저는 박민규 <카스테라> 보고 처음 웃었어요. 책을 읽고 처음 웃은 책.



주영 : 저는 <카스테라>도 그렇지만, <삼미슈퍼스타즈> 퇴근길 지하철에서 보고 자지러지게 웃었던 기억이 있어요. 10년도 넘은 일인데, 생각이 나네요. 인생문장도 만났고요, 아직도 좋아하는 인생 문장 "인생은 삼천포에 있다"

재기 : 저는 그거 보고 울컥했어요. 뭔가 추억에 젖어서. 최고의 책! 문장력이나 이야기나 최고죠. 책을 읽으면서 웃을 수 있는 거. 영화나 예능을 보면서 웃지만, 책을 보면서 웃기는 쉽지 않은데.



“우리 독서모임의 방향은?”


주영 : 저는 우리의 독서모임이 어떻게 될까 생각해봤는데, 두가지가 있을 것 같아요. 첫번째는 되게 읽고 싶었는데 어려운 책 있잖아요. 혼자서는 읽기 어려운 책을 같이 읽는 책이 하나 읽는 방법이 있을 것 같아요. 한달에 한 번 정도. 더불어, 그건 토론이 가능하고 생각이 확장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하나의 방법은, 서로 다른 책을 읽고 추천을 해주는 거죠. 그거에 대해 왜 좋았는지 이야기해주면서 다양한 책을 알게되는 재미를 느끼는 것. 그것도 방법이지 않을까?

재기 : 후자가 아무래도 가볍고. 전자는 해 볼 만 하고.

주영 : 이건 텀이 길어야죠. 혼자는 못읽지만 셋이 한번 뚫어보자는 마음.

나영 : 전 돌아가면서 취향이 있는 책을 같이 읽는 것도 좋아요.

재기 : 일주일에 한번씩 하려면 사실 읽었던 책을 가지고 한명 씩 챕터 한 구문이나 한 소절만 가지고 와서 공유하면. 그걸 가져오면 가장 좋죠. 전체 줄거리도 괜찮아요. 그래서 읽고 한 문장이라도 필사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은 완독 한 권 정도 같이. 그거는 다른 공간에서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나영 : 우리 이미 많이 얘기했잖아요. 벌써 나온 책이 10개 이상이라 그 책만 모아놔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우리의 입에서 나왔던 책을 모아보기.


“그래서, 우리 무슨 책 같이 읽을까요?”


주영 : 각자가 좀 읽기 어려웠던 책을 뽑아봐도 좋겠다. 완독용으로 한번.

나영 : 저는 <사피엔스>.



주영 : 하.. 맞아.. (탄식)

나영 : 읽고 싶죠?

주영 : 저는 끝까지 못 읽었어요.

재기 : 저는 안읽었어요.

주영 : 저는 <사피엔스>랑 <총균쇠>가 책장에 같은 칸에 나란히 같이 딱 있거든요. 벽돌처럼.



나영 : 저.... <총균쇠> 읽기 싫어요.ㅋㅋㅋ 너무 어려워 (탄식2)

주영 : <사피엔스> 재밌어요. 몇 장 안읽었지만. 그런데 재밌는데 못 읽을까.

나영 : 저도 리스트에 있는지 몇 년 된 것 같아요.

재기 : <사피엔스> 명저죠. 그리고 뭐 그 중에 하나가 <이기적 유전자>.

주영 : <이기적 유전자>도 반쯤 읽었다가 포기.

재기 : 그리고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나영 : 아 가슴이 답답해져. (탄식3)



주영 : 일단 <사피엔스>부터 시작하는거 찬성이에요.

재기 : 어쨌든 한 권 같이 읽는다면. 그럼 사피엔스. 저도 도전하고 싶었으니까.

주영 : 어디까지 읽었는지 중간에 체크해서 공유하고, 6월 14일 월요일에 만나는 것으로?

재기 : 그러면 매주 월요일은 돌림으로 그간 읽었던 책애 대해서 구문이나 구절 공유하고. 한 달에 한 번은 같이 읽기 어려운 책 읽고. 중간에 진행상황 공유하고. 그리고 브런치 같은 곳에 공동계정 같은 것 만들어서 올려도 좋을 것 같아요. 컨셉은 사실 각자가 바라보는 사피엔스 리뷰인데.

주영 : 서로 다름이 중요할 것 같아요.

재기 : 그럼 브런치에 저희가 각각 책에 대해서, 세 명의 뭔가 아이디나 부캐를 만들어서?

나영 : 필명 이런게 있어도 좋을 것 같아요.

재기 : 필명 각자 한번 또 생각해보시죠. 다음시간까지. (이렇게 또 숙제가...)

주영 : 그리고 결과물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또 숙제가...X2)

재기 : 결과물을 만들면 그걸 독립 출판도 할 수 있고, 뭐든 방법이 있지만 어느 정도 과정이나 내용이 쌓이면 그걸 공유해서 공감을 얻어낸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영 : 꾸준함이 중요할 것 같아요. 잔잔하게 라도 계속 하는거 그게 미션인 것 같아요.

재기 : 그러면 각자 블로그 공유해주시고. 부캐(필명) 공유해주시고.

[check point!] 세 명 모두 부지런쟁이라 스스로에게 숙제를 많이 내는 편


나영 : 아니 왜 이렇게 숙제가 많아요.

재기 : 이건 오늘 숙제는 아니지만 숙제고. 6월 14일 월요일에 <사피엔스> 읽고. 14일 주간에 브런치에 계정을 만들죠!

나영 : 이거 모임 자체가 챌린지 같아요. 우리 슬랙 말고 다른데에 기록을 남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주영 : 챌린지 좋아요!




점심 시간 종료와 함께 1회차 독서모임이 끝났습니다. 서로가 책을 왜 읽게 되었고, 가장 좋았던 인생 책은 무엇인지, 독서를 어떻게 생각하고 생활에서 해 나가는지... 우리는 서로의 책 생활을 조금 더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동료들과 하루종일 회사에서 같이 일하며 매일 부대끼지만, 서로의 생각을 알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이제 우리는 같이 읽고 싶은 책을 한 권씩 읽어나가고, 그것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멤버가 생겼습니다. 선물을 받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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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by 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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