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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h Jul 04. 2019

베스트셀러의 함정


현재 출판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작금의 사태를 보며 ‘이런 일이 비단 어제 오늘 일도 아닌데 왜 이렇게 시끄러운 거지?’ 싶은 생각에 추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동종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의 비난 섞인 조롱의 글을 보며 ‘이런 글로 여론을 조장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내심 궁금했다. 문제 제기가 일어난 시점부터 현재까지 같은 얘기로 여론을 조장하는 행태를 보며 피로가 밀려왔다. 원색적인 비난으로 쓰여진 조롱의 글을 읽게 된 또 다른 문인은 결정되지 않은 정보들을 무분별하게 취사선택한 뒤 다수가 속한 커뮤니티로 남이 쓴 글을 그대로 옮겨와 여론을 조장한다.

'너도 나와 생각이 같지? 너도 동참해.’라는 심정으로 글을 퍼나르는 사람을 보며 생각이 많아진다.

문제를 일으킨 작가의 작태가 눈쌀을 지푸리게 하는 것은 사실이다. 문자를 이해할 수 있는 초급 수준의 읽기가 가능한 사람치고 해당 작가의 사태를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같은 사건을 두고 해석하는 독자의 취향을 존중해줄 순 없었을까? 색깔 논쟁으로 발발시켜 지속적인 비난을 일삼는 이면에는 어떤 심리가 작용한 것인지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고 있다.
베스트셀러가 만들어지는 것은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마케팅이 만들어 낸 신화'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읽어 많이 팔리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이고, 아무리 잘 만들어진 책을 엮어도 사람들이 읽지 않고 팔리지 않으면 절판되는 게 현실이다.

책 읽는 커뮤니티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의 추천 도서는 의심의 여지없이 믿고 보는 도서로 전락하게 된다. 스타 강사를 동경하던 독자들은 너도 나도 구입해서 추천 도서를 읽는 것으로 강사의 영향력에 힘을 실어준다. 공공 도서관 이용을 자제하고 '책은 구입해서 읽는 것이다'라는 입김이 작용하게 되면 책 구입을 위해 지갑이 스스륵 열리게 된다.

‘왜?’

소위 책 좀 읽어 본 ‘저 사람이 좋다고 하니까.’

그렇게 열리는 지갑을 보며 스타 강사의 전략적 추천 도서는 즐비하게 되고, 출판계와 협업을 맺는 수순으로 이어진다. 후에 손 잡은 출판사의 신간 도서가 출간되면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 속칭 SNS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팔로우 10만명 이상)에게 책 배달을 해서 ‘칭찬 일색의 서평’ 작성을 유도한다. 칭찬 일색의 게시글을 본 잠재 고객(팔로우)들의 후속 구매가 이어지게 되면서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순환 구조가 반복된다고 생각한다. 10명 중 1명에게 바통이 넘겨진다면 이어달리기의 10퍼센트는 성공한 셈이니 절대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이런 악순환의 반복이 파생상품의 구매까지 이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읽은 ‘타이탄의 도구들’ 17장을 보면 ‘1,000명의 팬을 확보하라’는 글이 있다. ‘천명의 진정한 팬은 미래의 잠재 고객’이라는 것이다. 팀 페리스는 이미 팟캐스트를 통해 수백만의 잠재 고객을 확보하고 있었다. 그의 방송을 듣는 청취자들의 ‘덕질’이 그의 책 구매로 이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내가 그의 책을 구매한 것은 내가 읽고 싶어서 산 것이지 그 사람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라고 부인하기 어려울 만큼 무의식적으로 각인이 된다. 한때 '아이돌 가수'에 현혹되어 그들의 책받침과 부채며 빵까지 구매한 경험이 있던 나로써는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다만, 잠재 고객에 대한 에티켓이 탑재되어 있는 것인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 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

상대에 대한 비방은 부메랑이 되어 언젠가 내게로 돌아온다. 부디 여론 몰이를 통한 이념 논쟁으로 커뮤니티의 색깔을 구분하지 말고 타인의 생각 존중, 비난이 아닌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주면 좋겠다. 독자를 현혹시키는 다단계식 출판 마케팅은 자제하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마케팅의 방향을 지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베스트셀러'를 만들기 위해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책으로 서평을 작성하고 있는 내가 이율배반적인 글을 쓰며 자성의 목소리를 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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