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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h Aug 26. 2019

가상과 신뢰의 콜라보

블록체인 트렌드 2020_커넥팅랩, 비즈니스북스, 2019

지은이 커넥팅랩은 대한민국 혁신기술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실무자들로 구성된 IT 전문 포럼, 통신, 포털, 전자, 금융, 스타트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40여 명의 멤버들이 정기적인 세미나를 진행하며, 출판, 강연, 칼럼, 방송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커넥팅랩에서는 미래를 선도할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고, 이를 주제로 수차례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 책은 커넥팅랩이 살펴본 그동안의 블록체인 트렌드 및 미래 전망을 한데 모은 결과물이다. 블록체인의 세계적 흐름은 물론 IT 강국 대한민국이 어떻게 블록체인 산업을 주도하는지 낱낱이 파헤친 국내 최초의 블록체인 트렌드서다.


ㅣ블록체인이란 무엇인가?


블록체인은 ‘나카모토 사토시’라고 불리는 익명의 프로그래머가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를 통해 중앙집권화된 금융 시스템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을 고안했다. 이후 2009년에 만든 암호화폐 비트코인의 핵심 기술이다. 비트코인이라는 암호화폐 열풍에 가려져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기술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p.40)


‘나카모토 사토시’와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자칭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으나 정확한 증거도 없이 주장만 난무하고 있는 상태다. 세간에서는 미국계 일본인이라거나, 미국계 호주계 파키스탄인이라는 등의 추측은 무성하나 이 또한 ‘카더라 통신’일 뿐 그에 대한 정체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다.


블록체인은 거래 정보 등의 데이터가 담긴 블록이 마치 사슬처럼 순차적으로 연결된 원장을 말한다. 한 번 기록된 정보는 변경할 수 없고, 해킹이나 위조도 불가능한데, 여러 참여자가 동일한 블록체인을 보유하고 있어서 서로 간의 원장을 대조하는 것으로 쉽게 보안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블록체인의 특성을 활용해 악의적인 의도로 접속하는 디바이스를 걸래내거나 해킹, 부정 거래 등 보안에 위협이 되는 행동을 제한할 수 있게 된다.(p.12)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은 “암호화폐는 도박이나 다름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블록체인에 대해서만은 ‘세상을 바꿀 기술’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P.3)


블록체인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분산 원장 기술을 기반으로 거래를 구현하기 때문이다. 원장은 거래를 기록하고 확인할 목적으로 보관하는 거래 내역 장부를 말한다. 기존에는 보안을 위해 정부나 기업 같은 관리 주체의 중앙 서버에 원장을 보관했다.(p.40)


블록체인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인 탈 중앙화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은 어떻게 ‘중앙’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일까? 최초로 블록체인을 세상에 등장시킨 비트코인의 거래를 예로 들어 보자(<도표 1-1>).



ㅣ탈(脫) 중앙화


블록체인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인 탈(脫) 중앙에서 '중앙'은 어디를 의미하는 것일까? 전 세계 부를 집권하고 있는 미국인가? 대한민국 정부인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가상 화폐 '비트 코인'은 사기업에서 관리하고 있다.


쇼핑할 때 보면 관리 주체별로 각종 '머니(Money)'가 난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카카오페이, 쿠팡의 쿠머니, 페이코 포인트 등 현금과 머니를 1:1로 교환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 주체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일전에 쿠팡에서 물건을 구입하며 '쿠머니'로 구입 시 포인트로 페이백해주는 시스템을 보며 '이걸 왜 만들었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내가 가진 현금을 '쿠머니'로 일대일 교환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내가 20만 원을 미리 '쿠머니'로 적립해두면 1%의 페이백을 받아서 긍정적이다.


내가 가진 20만 원의 관리 주체가 은행에서 쿠팡의 '쿠머니'로 이동하게 되었다. 쿠팡은 왜 이용자들에게 '쿠머니' 사용을 권장할까? 그들은 쿠머니로 '무엇'을 할까?


대부분의 이용자가 교환한 금액만큼 물건을 구입하지 않는다. 일부만 사용한 후 일부는 잔여금으로 남겨 놓는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 이용자들의 '머니(Money)'는 관리 주체인 '쿠팡'에게 일임된다. 금액이 적을 경우 의미가 없을지 모르지만 금액이 클 경우 '쿠팡'은 해당 머니를 어떻게 사용할까? 이용자의 동의 후에 교환한 금액이므로 해당 머니에 관한 관리는 전적으로 '쿠팡'에게 맡기게 된다.


20만 원에 대한 1%의 금액만큼 내게 긍정적일지 모르나 나머지 99%는 쿠팡에게 전적으로 유리한 정책이다.


쿠팡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기업들이 선호하는 '페이' 혹은 '머니'를 왜 만들까?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은 혹시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내가 생각하는 '가상 화폐'는 '페이'나 '머니'와 결이 같다. 그들이 외치는 탈(脫) 중앙이 어디인지 모르겠으나 '가상 화폐'의 현재 관리 주체는 '사기업'이다. '예금자 보호법' 아래 놓인 자금이 대거 '사기업'으로 이동되고 있다. 사기업에서 보유한 자금은 '어디'에서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ㅣ투명한 거래 시스템


중앙집권형 시스템의 본질적인 문제로 야기된 데이터 보안과 관리자 조작에 의한 부정부패에 악용될 위험 내포하고 있으며, 거래 시간과 비용이 증가를 들 수 있다는 내용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중앙집권형 시스템이 가진 본질적인 문제들은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원장으로 해결할 수 있다. (중략) 무엇보다 블록체인은 중개 기관을 배제하고도 보안성을 갖추었고, 참여자라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투명성을 확보했다. 그리고 한 번 확정된 블록체인 원장은 참여자 모두에게 공유되기 때문에 늘 최신화된 정보를 유지할 수 있다.(<도표 1-4>). (P.46)



블록체인에서 가장 긍정적인 측면으로 보았던 것은 '투명성'이다.


책에서 언급한 바(2017년 8월 국내 살충제 달걀 파동)와 같이 식재료에 관한 유통 과정이 투명하게 기록, 관리될 수 있다면 식재료에 관한 '안전불감증'에서 일순 해방될 수 있지 않을까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제품들 중에 안전성이 입증된 제품들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가 없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식재료에 대한 안전불감증이 가중되었다. 블록체인 기반으로 이루어진 투명한 거래 시스템이 구축되어 '식재료 안전불감증'에서 해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래 내용은 중고나라에서 사기로 인해 피해를 호소하는 이용자들이 보면 환호할만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중고나라에서는 커뮤니티를 보다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신뢰 거래를 보장하기 위해 블록체인 스타트업 액트투테크놀리지와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중략) 정보의 위, 변조가 어려운 블록체인의 특성을 잘 활용하면 중고 판매자와 구매자에 대한 신용 정보 추적, 중고 물품에 대한 신뢰 향상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p.177)




ㅣ서류의 간소화


보험 가입, 청구, 지급 심사, 지급이 블록체인상에서 직렬로 처리된다면 그야말로 심리스한 무인 보험 자동화 시대가 앞당겨질 것이다. 블록체인이 인슈어테크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보험 이해관계자 간의 칸막이를 부수고, 이를 견인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p.120)


국내 유명 보험사인 교보생명은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보험금 자동 청구 시스템을 국내 병원에 적용 중이다(<도표 2-7>). 고객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고 수납을 하면 블록체인 시스템에 따라 보험회사로 보험료 자동 청구가 되는 프로세스다.(p.117)


불필요한 서류를 간소화할 수 있고, 보험사를 방문하거나 모바일 또는 인터넷으로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생략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본다.


ㅣ읽고 나서


블록체인과 관련한 전반적인 개념을 이해할 수 있었다. 블록체인에 관해서는 긍정적이었으나 가상화폐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다.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는 틈바구니에서 보수적인 투자를 고집하고 있는 내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블록체인과 관련해 처음으로 접한 책이 호평 일색이었으면 반감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에서 다각도로 해석할 수 있었다.


단기적으로 볼 때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 시장 인프라 전 영역으로 확산되기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블록체인이 지급 결제, 거래 처리, 데이터 저장 같은 금융업의 전 영역에 점진적으로 침투해 기존 중앙 집중형 서비스 제공 기관 역할을 대체할 것이다. 또한 고객으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유통하며 금융 서비스의 탈 중앙화와 높은 보안성을 지원하게 될 것이다. 금융 서비스 수요자와 공급자 간 직접 거래가 확대되어 기존 금융기관의 의존에서 탈피하는 탈 중앙화 현상도 가속화될 것이다.(p.133)


신기술의 옳고 그름, 맞고 틀림은 현 단계에서 판단할 수 없다. 기술이 발전하고 이를 이용하는 기업이 늘어나게 되면 자연스레 기술의 장단점을 파악하게 되고, 이를 점차 보완해 나갈 수 있다. 신기술 도입 시점부터 원칙적으로 차단하는 규제 일변의 정책으로는 산업의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없다. 한국의 포지티브(포지티브 정책이란 ‘되는 것’만 알려줄 테니 그것만 하고 나머지는 하지 말라는 식이다. 네거티브 정책이란 그와 반대로 ‘안 되는 것’을 나열해 규제하고, 나머지는 실행해도 상관없다는 상반된 정책 기조다.(p.134)) 규제 시스템에서 현행 법령에 규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쉽게 말해 불법이라는 말과 같다. 혁신을 장려하고 산업을 진흥하기 위해서는 네거티브 규제로 돌아서는 것이 옳다.(p.134)


책을 읽으며 유독 불편했던 구절이 있었다.


부모님 댁에 빨리 가고 싶은 주희 씨는 다른 자율 주행모드의 차들이 차선을 양보하면 암호화폐를 지급하겠다는 스마트 계약을 실행한다. 그러자 양보 의사가 있는 다른 차들이 길을 양보해 준다.(p.208)


가상화폐의 지급으로 막히는 곳 없이 빨리 부모님 댁에 도착할 수 있어 주희 씨는 좋았다고 한다. 이런 류의 거래가 빈번하게 일어난다면 또 다른 ‘부의 불평등’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지 염려가 되는 구절이었다. 가상 화폐가 지향하는 것은 ‘부의 불평등인가?’, ‘인간의 편리함인가?’


가상화폐는 무엇을 지향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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