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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h Jul 04. 2019

메모 독서법_신정철, 위즈덤하우스,2019

단 한 권을 읽어도 제대로 남는 메모 독서법

저자는 2012년부터 메모&노트 쓰기를 시작하여 메모에서 비롯된 메모 독서법, 독서 노트를 꾸준히 쓰고 있다고 한다. 특히 첫 번째 책 <메모 습관의 힘>을 출간한 이후 ‘메모 독서’의 방법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책에 밑줄을 긋는 요령부터 메모 독서의 효과, 독서 노트를 쓰는 방법, 메모 독서를 습관화하기까지 메모 독서의 모든 것을 이 한 권의 책에 담았다고 한다.


우선, 책에서 소개하는 ‘마인드 맵’으로 ‘메모 독서법’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요약정리해보았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친절하게도 정확하게 명시해주었기 때문에 정리하는데 애를 먹지는 않았다. 되려 재미가 있어 계층을 자꾸 추가했더니 내용이 산더미가 되었다는 함정이 있다.

학창 시절에 교과서에 자를 대가며 줄 긋고, 그 줄 밑에 깨알 같은 글씨로 적어가며 공부했던 기억이 있다. 교과서는 어차피 버릴(?) 물건이라 생각했는지 너덜너덜하게 봤던 거 같은데, 다 큰 성인이 되고서 내 돈 주고 사는 책은 어찌 그리도 애지중지했는지 깨끗하다 못해 안 읽은 책도 수두룩하다. 도무지 진열을 하려고 샀는지, 읽으려고 산 건지 분간이 안 가는 책들도 많다. 그중에 읽은 책이라고 해도 기억에 남는 건 제목이요 글쓴이뿐이니 내 지난 책 읽기가 한없이 부끄러운 순간들이 있다. 사실은 이 책을 읽고 메모를 하면서도 세 번쯤 망설였던 것 같다.
잘하는 짓인가? 후회하지 않을 것인가? 이 책은 이제 내다 팔 수가 없는데 괜찮은 것인가?



책을 깨끗하게 보면 기억에서 빠르게 사라집니다. 책만 깨끗한 상태로 남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고 난 후 내 머릿속도 깨끗하게 남게 됩니다. (P.51)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책들이 적은 걸 보니 더는 망설일 수가 없어 바로 그어버렸다.
색깔 펜으로 생각나는 것은 바로바로 적어가며 메모하기까지 실행했다.
이제 정말 내다 팔 수가 없다.



필사한 문장들은 글쓰기의 재료가 되고, 독서 노트는 공부와 글쓰기를 위한 귀중한 자료 창고가 됩니다. (중략) 모범이 되는 기사를 필사하면서 글의 구조와 문장 표현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죠.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베껴 쓰기만 하는 필사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의식적으로’ 단어와 문장을 관찰하고, 글의 구조를 파악하며 필사를 해야 글쓰기 실력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p.92)


평소 사용하는 어휘가 한정적이라고 생각했다. 대화 상대가 몇 안되다 보니 내 좁은 어휘를 생각할 이유가 없기도 했다. 그러다 독서 토론을 시작하면서 내 한계를 절감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선택했던 것이 ‘필사’였다. 필사를 하게 되면 저자가 사용하는 어휘를 기록하기 때문에 평소 사용하지 않던 어휘를 사용하게 된다. 책으로 한번 읽고, 필사하며 재독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어휘는 확장이 되었고, 필사로 엮어진 또 하나의 소책자는 덤으로 따라왔다. 나는 아이폰을 사용하기 때문에 주로 메모장을 이용하는데, 저자는 ‘에버노트’를 추천해주었다. 외출할 때 늘 손에 매달려 있는 핸드폰 속에 몇 권의 책이 들어있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미용실에서 머리 할 때 들여다 보고, 버스 안에서도 들여다 보고, 약속 시간이 남으면 들여다봤다. 덕분에 재독에 재독을 반복하다 보니 자연스레 생각이 살아나고 저자가 무슨 얘길 하고 싶어 하는지 맥락을 잡아갈 수 있었다.


아티스트 :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용기와 통찰력, 창조성과 결단력을 갖춘 사람
당신이 직접 과감하게 도전하고,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새롭고 복잡하고 중요한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자신이 만든 것을 파는 법 배우기, 강연하기, 자주 실패하기, 남들을 가르치기, 매일 글쓰기, 다른 사람들을 연결해주기, 모임 주도하기. (P.109)


남들이 하지 않는 일에 앞장선다는 건 나로선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내 안에서 일어나는 불안과 우려의 목소리, 곱지 않은 타인의 시선들과 싸우다 보면 시작도 전에 제 풀에 지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시작하기도 전에 옮고 그름에 대한 판단력까지 흐려지는 경우가 간혹 있다. 몇 번의 망설임 끝에 내가 하는 일은 우선, 저지르는 것이다. 그리고 내 안에서 나오는 불안과 우려의 목소리를 잠재운다. 우리는 ‘나’에겐 관대하고 ‘남’에겐 엄격한 경우가 많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남 헐뜯기 아닌가. 하지만, 생각보다 남들은 나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다. 그들은 그냥 그들의 무료함을 달래 줄 가십거리가 필요한 것이려니. 남들의 이목이 두려워 섣불리 멈춰버리는 우를 범하진 말아야 한다. 어차피 내 인생이지 않은가.
내 가장 든든한 지원군인 ‘언니’와 ‘남편’이 내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넌 진짜 대단한 거 같아. 넌 네가 말하는 건 어떻게든 해내더라고. 네 그런 성격이 정말 부러워.’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해보자는 심정이다. 가보지 못한 길은 일단 걸어봐야 옳은 길인지 잘못된 길인지 알게 되지 않을까. 걷다가 돌아오더라도 일단은 걸어보자.


나탈리 골드버그는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에서 “작가란 결국 자신의 강박 관념에 대해 쓰게 되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작가는 자신을 괴롭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을 씁니다. 해결하고 싶은, 아니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질문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사람이 글을 씁니다. 지금까지 여러분의 마음속에 한 번도 글을 쓰고 싶다는 충동이 일지 않았다면, 필사적으로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없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p.148)


소싯적에 나는 참 수다스러운 사람이었다. 뼛속까지 사회적인 동물인 나는 관계에서 비롯된 문제들을 관계에서 풀곤 하는 못 뗀 습성이 있었다. 내 입에서 말이 나가는 순간부터 ‘이 세상에 비밀은 없다.’ 이유는 나를 포함해 ‘너만 알고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내 입에서 나간 그 모든 말들이 돌고 돌아 결국 내게 화살이 되어 돌아왔다. 그제야 내 못땐 습성도 브레이크가 걸리게 된다.
그때부터 고민이 있을 때 블로그에 와서 나만 볼 수 있는 비공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주로 시댁이나 남편, 시누, 주변인들에 대한 흉을 보고, 딸에게 쓰는 반성문이 전부이지만 말이다.
사실 대상만 바뀌었지 또 못땐 짓을 하고 있는데 내가 나에게 하는 말이니 적어도 밖으로 새어나갈 염려는 없을 것 같다. 더불어 내 마음도 좀 편안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가끔 예전에 적어 놓은 글들을 보며 혼자 키득거릴 때도 있다. 너무 유치해서 볼 수 없는 글들이 태반이지만, 적어도 내 못땐 습성을 남들에게 들키지는 않았기에 마음을 놓게 된다.
내가 내게 하는 얘기들에 귀 기울이고 마음 다독여줄 수 있어 앞으로도 비공개 글쓰기는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


메모 독서, 여러분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하세요. 하고 싶은 방법부터,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세요. 한 단계씩 차근차근 올라가면 메모 독서는 어렵지 않습니다. 분명 메모 독서가 즐거워지는 순간이 찾아올 것입니다.(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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