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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h Feb 18. 2020

눈 내리는 날

엄마

출근길 전화가 울린다.
엄마다.

‘눈 많이 왔지?’
‘응, 많이 왔어요~ 거기는 어때요?’
‘여기도 많이 왔어. 출근했어?’
‘지금 가고 있어요.’
‘조심해~ 미끄러운데 조심해서 다녀.’
‘응, 알았어.’
‘엄마는 오늘 뭐하나요? 길 미끄러운데 다니다가 넘어질라 집에 계세요.’
‘응, 알았어.’

엄마의 자식이 된 이상 나이는 아무 상관이 없다.
한살이나 열 살이나 마흔이 돼서도
눈이 내릴 때나 비가 세차게 내리칠 때마다 엄마 마음을 졸이게 만드니.

엄마와 통화를 하며 눈길을 운전하면서 난데없이 ‘연하’가 생각났다.  책을 읽으며 ‘완이’ 입장에서만 책을 읽었던 것이 오늘 아침 갑자기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유는 알 수 없다. 그저 마음이 그리 움직이니 오늘 아침 출근길엔 ‘연하’를 생각해본다.

청혼을 하러 가던 날 불의로 사고로 반신불수가 된 연하. 연하를 두고 떠나온 완이. 헤어지고 나서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던 두 사람. 기다림의 끝에 다시 만나지만 그 기다림의 깊이를 헤아리기 어렵다.

눈 내리는 출근길
엄마랑 통화를 하면서 연하를 생각하며 엄마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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