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 강사는 교실에서 무엇을 하나?

선생님인 듯 선생님 같지 않은

by 아마르기

교실에서 아이들은 나를 협력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처음에는 이 호칭이 낯설었다. 아마 독자들도 '협력 강사'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궁금할 것 같다. 오늘은 협력 강사 일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해보려 한다.



온라인 면접을 볼 때 받았던 두 가지 질문이 있었다. '협력 강사란 무엇인가?', '협력 강사는 교실에서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하는가?'이다.


이에 대해 나는 협력 강사는 1 수업 2 교사제로, 교실에 한 명의 교사를 더 투입하여 아이들을 지원하는 역할이라고 답했다. 또, 협력 강사는 교실에서 때로는 개별 아동을 집중해서 지원하고, 때로는 학급 전체활동을 보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얼추 맞는 설명이었다.


이번 기회에 이론적인 내용을 찾아봤다. 1 수업 2 교사제에는 아래 표에서와 같이 세 개의 유형이 있다. 팀티칭, 협력교수, 협력수업이다. 모두 교사가 2명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팀티칭은 정규 교사 2인이 각각 따로 수업에 참여하는 방법이며, 협력교수는 정규 교사 2인이 수업에 동시에 참여하여 가르치는 방법이고, 마지막으로 협력수업은 정규 교사와 비정규직 강사가 수업에 동시에 참여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한 과목을 두 명의 선생님이 나누어 가르치는 경우 팀티칭이다. 협력교수는 영어시간에 한국인 선생님과 외국인 선생님이 동시에 투입되는 것과 같은 경우를 말한다. 마지막으로 협력수업은 주교사 1명과 보조교사 1명이 투입되어 보조교사 격인 협력 강사가 주교사의 수업을 지원하는 경우를 말한다. 바로 나의 경우이다.


출처: 박인우 외 4인(2021). 기초 학력 보장을 위한 중학교 협력 수업 모델 연구. 서울시교육청교육정보연구원.


협력 강사 시스템은 2016년 서울시 교육청에서 중등 학습 부진 협력강사제를 운영하면서 처음 시작되었다. 그리고 2021년 코로나19로 인한 학습부진,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돕기 위해 협력교사제도가 운영되었으며 지금은 전국 시도교육청에 확산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의 중등 협력수업 운영 유형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 관찰지원은 교과교사가 주도권을 갖고 전체 수업을 실행하며, 협력강사는 학생을 관찰 및 기록함.

2. 모둠지원은 교과교사는 전반적인 수업 진행, 협력강사는 모둠 활동을 지원함.

3. 개별지원은 교과교사는 전반적인 수업 진행, 협력강사는 소수의 학습지원대상학생을 지도함.

4. 특별지원은 교과교사는 전반적인 수업 진행, 협력강사는 다문화 가정 학생, 중도입국학생 등 학력격차가 심한 학생 옆에서 집중 지도함 (박인우 외 4인, 2021).


나는 두 반에 들어가서 협력수업을 한다.


A반에는 10시간 들어간다. 첫날 선생님은 나에게 민하와 곤이(가명)를 담당하라고 얘기해 주셨다. 두 아이가 수업에 집중을 못하거나 활동 속도가 느릴 때 옆에서 돕는 역할이었다.


B반에는 수학시간에만 4시간 들어간다. 선생님은 하은이와 빈이(가명)를 담당하라고 얘기해 주셨다. 특히 빈이가 수학에 대한 이해가 떨어져서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므로 개별지도를 해달라고 하셨다. 하은이의 경우에는 선생님께서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에만 지원해 달라고 하셨다.


나의 주된 역할은 개별지원에 가까웠다. 하지만 때에 따라 전체를 지원하기도 했다. 처음에 교실에 들어갔을 때에는 학기 초라 적응 중이어서 특별히 대상 아동에게 집중해야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상 아동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많아졌다. 내 도움이 덜 필요해졌다. 전체 학급 지원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겨 그때그때 상황에 맞추어 수업을 지원했다.


나는 교실에서 이런 일들을 했다.


B반 빈이가 선생님의 설명을 놓치지 않도록 책 내용을 짚어주고 부가적인 설명을 해주었다. 수업을 따라갈 수 있도록 촉진하였다. 아이가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부가적으로 설명해 주었다.


수업은 40분 단위로 이루어지는데 협력 강사는 수업 시작 10분 후에 입실한다. 수업이 끝난 후 쉬는 시간 10분 동안 교실에 머무르며 아이들을 지켜본다. 이때 담임 선생님은 안심하고 다른 공간에서 휴게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나는 담임선생님의 수업자료 준비를 도와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선생님들이 그런 업무를 맡기지는 않으셨다. 간단하게 수업이 끝난 후 뒷정리를 한다거나 게시판에 활동 결과물을 전시하는 일 정도만 하였다.


주로 개별지원을 했지만 때로는 나의 도움이 필요한 아동을 찾아다니며 지원하기도 했다. 매우 단순한 일들로, 교과서 부록에 해당하는 꾸러미 종이 떼어주기, 조립 작품 만들 때 도움 주기, 스티커 떼어주기, 색종이 접기할 때 어려워하는 부분 돕기 등등이다.


A 반의 경우 조별활동이 종종 이루어졌는데 나는 대상아동인 곤이가 속한 조에서 활동을 잘 해낼 수 있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협력 강사로 일하면서 나는 가끔 이런 느낌을 받았다.


나는 가끔 꿔다 놓은 보릿자루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아이들이 색칠하거나 스스로 잘하고 있을 때 나는 가만히 옆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이 나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하는 것이 옳은 방향인 것은 안다. 하지만 교실 안에서 내 역할이 없다는 느낌에 어색한 자세로 앉아있기도 했다.


내가 선생님께 혼이 나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다. 아이들끼리 다툼이 일어났을 때,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딴짓을 많이 할 때, 선생님은 큰 소리로 야단치시기도 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처음부터 선생님들은 매우 자연스럽게 평소와 같이 행동하셨다. 협력 강사라는 나를 의식하여 아이들에게 의도적으로 부드럽게 대하거나 하는 가식적인 모습은 없으셔서 때로는 곤란한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다.


결정권이 없는, 선생님 같지 않은 선생님이 된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협력 강사는 교실 규칙과 실행에 결정권이 없다. 선생님이 설정한 규칙을 아이들에게 그대로 적용한다. 그러나 선생님이 안 계시는 쉬는 시간에 아이들은 그 규칙을 무시하고 행동할 때가 있다. 이때 내가 개입하여 제지하는데 어떤 아이들은 가볍게 무시하며 피해버리기도 한다.



협력 강사는 교실에서 생길 수 있는 빈틈을 찾아다니며 채워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명시적으로 해야 할 일이 주어지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알아서 눈치껏 찾아 일해야 한다. 때로는 적극적으로 아이를 돕고 때로는 의도적으로 아이로부터 떨어져서 최소한의 도움을 줌으로써 아이가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는 12주 간 이 일을 하면서 아이들의 변화와 성장을 목격했다. 작은 도움이지만 협력 강사가 있을 때 담임교사가 수업에 더 집중할 수 있고, 뒤처지는 아이 없이 다 같이 성장할 수 있었다. 모든 초등학교, 특히 저학년 반에 필수적으로 협력강사가 배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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