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의 비밀’과 ‘클루지’

잃어버린 창의성을 찾아서

by 아마로네


자기계발서라면 일단 거리를 두고 보는 나지만, 육아관련 도서는 대단한 비법이 없을 줄 알면서도 주기적으로 한 번씩 읽게 된다. 답은 없는데 책임은 너무 무거워서, 어디에라도 기대고 싶은 약한 마음이 자주 드나보다. 게다가 1%도 아닌 0.1%, 하버드생들만이 가진 특별한 점이라니. 부모라면 누구나 구미가 당기는 제목이 아닐 수 없다.


결론적으로 이 책에서 제시하는 하버드생만의 비밀은 자존감과 창의성 두 가지로, 책에서는 두 가지 능력을 키워주는 방법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사실 책에서 제시하는 자존감을 키워주는 방법 - 경청하고, 공감하고, 구체적인 칭찬하기 - 들은 여러 매체에서 자주 들은 이야기라, 중요한 이야기지만 새롭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보다 흥미로웠던 주제는 두 번째, 창의성에 대한 이야기였다. 여느 한국인들처럼 나도 창의성이 부족함을 매 순간 뼈저리게 느끼고, 나도 부족하기에 내 아이를 어떻게 다르게 키워야 할 지 막막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창의성은 특별한 재능이 아니에요.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맨 처음 떠올린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은 채 익숙함에 안주하는 습관때문에 창의성을 꺼내지 못하는 것 뿐이에요.”

“창의적인 사람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생각들을 잘 연결해요. 그러다 보면 뇌의 연결성이 강화되고, 점점 더 창의적인 뇌가 되겠지요.”


저자는 (희망적이게도) 창의성은 타고나는 능력보다, 생각하는 습관을 바꾸는 노력에 따라 학습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창의적인 생각이란 갑자기 어디에서 툭 튀어나오는 아이디어라기보다는, 개인이 습득하고 체험한 여러 지식과 경험이 연결되고 보완되면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얼마 전 ‘알쓸인잡’에서 김상욱 교수님이 이야기했던 ‘선을 넘는 사람들’ 이야기가 떠올랐다. 학자들 대부분이 본인의 전공에 깊이 빠져들어 연구하는 경우가 많지만, 가끔 자신의 전공이 아닌 학문에 과감히 도전했던 사람들이 기존과는 다른 발견을 만들 수 있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총, 균, 쇠’, ‘코스모스’, ‘사피엔스’와 같은 (멋져보여서 시작은 했지만 결국 완독하지 못한) 책들이 높이 평가되었던 이유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통찰력을 담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창의성 부분을 읽다보니 얼마 전 읽은 책 ‘클루지’의 내용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었다. 이 책은 우리 뇌의 비합리적 특성인 ‘클루지’ 때문에 인간이 저지르는 많은 오류를 소개하면서, 마지막엔 클루지를 이겨내는 13가지 제언을 덧붙이고 있다. 이 내용들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생각이 흘러가는 대로 따라가지 말고, 의도적으로 다른 시각, 다른 프레임을 고려해보라’는 이야기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는 데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창의적인 뇌를 키워내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클루지를 이겨내는 13가지 제언


1. 대안이 되는 가설들을 되도록 함께 고려하라

2. 문제의 틀을 다시 짜고 질문을 재구성하라

3. 상관관계가 곧 인과관계가 아님을 명심하라

4. 여러분이 가진 표본의 크기를 결코 잊지 마라

5. 자신의 충동을 미리 예상하고 앞서 결정하라

6. 막연히 목표만 정하지 말고 조건 계획을 세워라 (X이면 Y한다)

7. 언제나 이익과 비용을 비교 평가하라

8. 누군가 여러분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상상하라

9. 자신에게 거리를 두어라

- 비합리성은 종종 시간과 함께 사라진다.

10. 생생한 것, 개인적인 것, 일화적인 것을 경계하라

11. 우물을 파되 한 우물을 파라

12. 합리적으로 되려고 노력하라

13. 피로하거나 마음이 산란할 때는 되도록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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