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의 인문학 서재
부동산, 주식, 예금, 채권, 암호화폐, NFT 등 투자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본업과 투자를 병행해야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요즘, 많은 이들이 부자로 살기 위해 경제와 돈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지만 여전히 어렵고 낯설게 느껴진다.
화폐, 은행, 회사, 주식, 예금, 채권, 이자 등이 왜 생겨났는지, 경제학 이론이 생긴 배경과 무엇을 설명하려고 하는지 이해하지 않고 그저 맥락 없이 용어와 뜻만 외우려고 하니 배움에 재미가 없고 어렵기만 할 뿐이다.
이 책은 경제와 돈에 관련된 유래, 역사적·문화적 배경을 설명하며 알아두면 좋은 경제와 돈에 관한 흥미로운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은행(Bank)의 유래
벤치의 이탈리아어는 ‘banco’이다. 중세 이탈리아에서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자리에 나무판을 가져다 놓았는데, 그 나무판은 사람들이 앉아서 쉬는 벤치 역할과 물건을 두고 거래하는 매대 역할, 돈을 두고 환전하는 환전판 역할도 하였다. 즉 환전판 역할을 하던 banco가 은행의 기원이 된 것이다.
≪투자자의 인문학 서재 - 서준식≫
1차 대전으로 망한 독일이 2차 대전을 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
세계 대공황, 1차대전의 전쟁 배상금과 파괴된 인프라, 실업률 40%의 독일은 대규모 공채로 아우토반 건설, 도시 재정비 사업 등 공공사업을 추진하여 실업률을 낮추었다. 중소기업을 우대하고 국민차를 보급하고 노동자에 대한 감세로 노동자의 소비를 확대하였다.그리고 선전과 선동, 베를린 올림픽 개최로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었다. 히틀러는 집권 5년 만에 거의 완전고용을 이루어 내고 세계 대공황에서 탈출하였다.
≪투자자의 인문학 서재 - 서준식≫
중세시대 금융업은 왜 유대인들이 장악했을까?
중세 교회는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이자 수취를 강하게 금지했다. 분명 유대인의 율법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같은 유대인을 제외한 다른 민족에게는 이자를 수취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이 있었기 때문에 종교가 정치, 문화, 경제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지던 중세시기에 유대인들은 금융업을 장악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흔히 경제학 하면 ‘보이지 않는 손‘의 ’아담 스미스‘으로 유명한 [국부론], 사회주의의 이론적 토대가 된 ’마르크스‘의 [자본론], 뉴딜 정책으로 효용성을 입증한 ’케인즈‘의 [일반이론]을 떠올리는데 이들의 역사적, 경제적 배경을 설명하며 이해를 돕는다.
가장 먼저 나온 국부론은 제품의 원가를 줄여 저렴하게 생산하면 소비가 늘어나고 그 소비가 늘면서 더욱 생산이 활발해지면서 생산효율이 높아져 다시 더 저렴하게 생산하는 선순환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경제가 발전한다고 설명한다.
그 이후 나온 자본론은 이 보이지 않는 손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다가 곧 고장 날 것으로 보는데, 그 이유는 원가의 많은 부분이 노동자의 임금이 차지하고 있고 그 임금을 줄여야 원가가 줄어드는데, 막상 제품을 소비하는 사람은 노동자이기 때문에 결국 노동자의 구매력이 낮아져 선순환 구조가 깨지면서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날 것으로 보았다. 실제로 1930년 세계적인 대공황으로 마르크스가 예언한 혁명 단계 직전까지 현실화하였다.
국부론과 자본론의 중간쯤이라 할 수 있는 케인즈의 일반이론은 정부의 개입을 강조하며, 자본주의를 통해 생성된 부를 정부가 세금으로 일부 축적하거나 빚을 져서 불황이 닥쳤을 때 공공사업이나 근로복지 정책으로 노동자(소비자)가 소비할 수 있는 돈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는 전쟁 이후 불황을 경부고속도로와 새마을 운동으로 대표되는 공공사업으로 이겨내고 경제 발전의 발판으로 삼았으며 북유럽은 광범위한 복지정책을 통해 경제 발전을 지속하였다.
2020년~2021년, 코로나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경기가 침체되자 여러 국가가 지원금이나 복지정책을 확대하여 소비를 활성화하려고 노력했다. 이제는 이런 경제정책이 앞의 세 가지 경제학 이론을 복합적으로 활용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돈과 경제를 맥락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실의 경제 정책을 이해할 수 있다면 우리의 투자 공부가 조금은 흥미로운 일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