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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네숨 Nov 24. 2024

혼자로 두기엔 아까운 당신

 


누구나 그런 적이 있을 것이다.

불안과 우울이 우리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보낼 때, 자신에게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모를 때 말이다.


고백편지를 보내고 나서 아무런 답장이 없을 때의 그 느낌을 경험해본 적이 있다면, 

좀 더 쉽게 와닿을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 막연한 두려움의 감정을 느낀다.


나 또한 여러 시도를 해보았지만, 나를 위한 긍정적 변화를 주었던 것은 나의 감정을 느꼈던 것 뿐이었다. 


20대 때는 짝사랑을 하면서, 몇 번의 고백으로 나는 강심장이 되기도 했다. 

"그래, 이번 고백은 또 틀렸군. 예감이 맞았어." 라고 하기보다는

"그 사람을 향한 나의 감정은 솔직하고 이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었으니까 난 이 감정에 대해 

이렇게 느꼈구나. 그런데 좀 섭섭하기도 하고, 언젠가 좋은 감정을 느끼는 날이 있을꺼야." 라고 

위로해보기도 했다. 



타인을 위해서 필요로 할 수도 있지만 스스로를 향한 공감하기는 심리적 안전지대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공감하기는 언제 배웠던 것일까?

사회화를 겪기 이전, 인간인 우리 자신은 고유의 언어를 갖고 태어난다. 


가나다라를 배우기 전, 글자의 형태가 아닌 

태어나자마자 무언의 언어인 몸짓, 눈짓,표정을 배우게 된다.  

엄마와 아빠가 아이일 때 바라보던 그 밝은 미소와 따뜻한 눈빛에서 느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유아기에서 성인이 되면서 "발화"라는 활동이 소통의 수단으로 되면서 공감과 내면소통은 익숙치 않은 낯선 것 혹은 비효율적인 것이 되었다.


젊은 시절 그 마음이 얼마나 절실했으면 글로 남기기도 했다.


"어릴 적 눈물이라는 단어를 배울 때, 눈물 흘리는 자의 손을 잡아보았다면, 

웃음이라는 단어를 배울 때 누군가를 포옹할 줄 알았더라면 내 인생이 더 찬란했을텐데,  우리의 인생이" 


어쩌면 현재는 마주보고 있다기보다는 쳐다보는 시선이 많아졌고, 소통이 아닌 

정보가 오고가는 단절된 사회에 살고 있다.


그래서 무언의 언어인 감정돌보기와 내적 소통을 글과 같은 표현할 수 있는 연습이 점점 더 필요로 해지고 있다. 우리 자신의 고유한 감정과 공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또 글을 쓰거나 이야기를 읽을 때 세계 안의 여러  인물관계를 이해하거나 공유할 수 있게 된다. 






공감과 시선, 관계라는 주제로 관람객에게 감동을 전했던 퍼포먼스가 있었다.


2010년 뉴욕현대미술관에서는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방문하는 관람객과 눈을 맞추치는 퍼포먼스를 했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함께 작업했던 연인 울라이를 22년만에 재회하게 된다. 

그 둘은 말은 하지 않았지만 눈빛으로 무언의 대화를 나누었다.


마리나는 눈시울을 붉혔는데 감정의 파동이 관람객에게도 이어지기도 했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의 예술가와 마주하라 - 뉴욕현대미술관 출처 ⓒMarco Anelli



이처럼 공감하기는 어떤 정보체계가 없이도 인간이 고유하게 느낄 수 있는 높은 영역의 고양된 감정상태이다. 

데이비드 호킨스의 책 [의식혁명]에서도 순교자나 성인들에게 공감의식이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고 했다. 


결국 우리는 하나의 정신상태의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공감하기를 토대로

나의 안녕과 사회의 안녕을 관리하고 유지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괴테 또한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에는  자신과의 가장 가까운 친구, 자신과의 대화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흔히 성인이 되면, 인생은 어차피 혼자야.라고 하지 않는가? 


물론 우리는 고독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그러기엔 혼자인 자신을 그저 혼자로 두기엔 당신은 너무나 아까운 존재다. 


가장 가까운 친구는 당신이기 때문에.

한번 아닌 두번,세번, 계속 자신과 대화를 하면서 새로운 해석을 해보는 건 어떨까? 


Light Side/Dark Side2006

출처: 뉴욕미술관 Marina Abramov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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