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책을 샀다.
국, 찌개, 반찬 게다가 간식까지 다양한 레시피가 담겨있다.
요리를 시작하면 보통 칼과 도마를 꺼내지만 이제 책부터 펼친다.
레시피와 준비물을 읽는 그 순간은 매우 진지하다.
요리의 성패가 좌우되므로 경건한 마음으로 글자를 읽어나간다.
잔치국수가 완성되었다.
진한 멸치육수와 쫄깃한 면발을 맛있게 먹고 나니 이제 식당 갈 일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감이 생겼다.
하지만,
싱크대 앞에 쌓여있는 설거지 더미와 음식물 쓰레기를 보는 순간 내일은 기필코 식당에 가리라 다짐했다.
요리할 때 필요한 것은 음식물 쓰레기를 기꺼이 버리러 갈 수 있는 한 줌의 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