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달과 6펜스

by Another Kind of

넘쳐나는 물건 - 많은 돈. 즐길거리와 향유할 거리가 아주 많이 풍부해졌음에도 어떤 사람들은 행복의 근처에도 가지 못한다. 생각에, 행복이라는 건 아무런 걱정거리도 없는 상태가 아니라, 몇 가지 걱정거리가 있음에도 마음이 무언가로 꽉 차있고 허무함을 느끼지 않는 상태, 내가 하는 행동과 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만족감을 느끼는 상태- 인 듯하다. 하지만 그런 만족감을 얻으려면 만족감만큼의, 아니 그보다 훨씬 더 큰 크기의 고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원하는 것을 누린다는 것은 그만큼 쉬운 일은 아니니 말이다.


그렇지만 요즘 사람들은 돈이라는 강력한 수단으로 행복을 쉽게 얻으려고 하고, 또 쉽게 얻을 수 있게 되어 버렸다. 하지만 그렇게 얻게 된 행복은 결코 진짜일 수 없으며 진짜라고 하더라도 그 가치가 중요한 것인지조차 깨닫기가 어렵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수없이 느끼는 답답함과 일을 하면 할수록 느껴지는 허무함. 대가로 월급을 받는다고 해도 언제 썼는지도 모르게 사라져버리고 - 결국 남은 것은 물건 몇 가지뿐.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이지만 내가 그것을 위해 쏟아낸 나의 노력과 시간에 비해 어쩐지 물건들은 그만큼의 가치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느낌이 든다. 생활을 위해 끊임없이 돈을 버는데도 불구하고 점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어가는 생활. 나는 매일 그저 궁금하다. 어째서 나의 발버둥이 나의 마음을 꽉 채워주지 않고 갈라진 틈 사이의 균열만 더 크게 키워나가는지가.


사실은 책을 읽은 후의 감상을 적어보려 했는데 - 책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행복과 행복의 추구라는 개념에 사로잡혀 조금 원론적인 이야기를 해버린 것 같기도 하다. 아주 예전에, 괜찮은 책이라는 말을 어딘가에서 듣고서는 충동적으로 사두었다가 몇 달을 읽지 않으며 내 책장 한 구석에서 고요히 자고 있던 달과 6펜스를 꺼내 읽었다. 어떤 더 충동적인 마음으로.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선택할 수 없는 인생을 그는 선택했고, 그 결과는 그의 선택을 인정하기에 충분했다.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오로지 예술만을 위해 살았던 그는 행복했을까? 행복이라는 것이 내가 정의한 것처럼 마음속에 무언가를 꽉 채워 넣는 것이라면, 나는 그가 행복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내가 하는 일이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하고,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없어 병에 걸려 죽어갈지라도 - 마음을 꽉 채우는 만족감이 있다면 - 버텨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나도 내 마음속을 꽉 채우는 일을 아주 중시하는 사람인 듯하다. 자아에 대한 관심이 과도해서 다른 사람에게 신경 쓰지 못한다는 비난을 받을지라도, 어쩔 수 없다. 그것이 나이기 때문에. 하지만 나는 그 비난에 맞설 용기가 있을까? 비난에 맞설 용기가 있을지라도 모든 에너지를 내가 원하는 곳에 쏟을만한 집중력과 끈기가 있을까? 아무도 너를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해도...? 그런 것들은 항상 살아보기 전에는 함부로 얘기할 수 없는 어떤 것인 것 같다. 중요한 것은 그 길을 살아보는 것, 그것이 내 길이 아니라고 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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