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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향인 Jun 02. 2022

광기와 우연의 역사(슈테판 츠바이크, 이화북스)

독서노트_11

책 내용보다 어쩌면 제목이 더 유명한 책. 그 유명세(?)에 비해 다소 늦게 접하게 된 책. 읽고 나서 역시 뿌듯하고 후회가 없는 책.


저자는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여러 사건 중 특기할 만한 것들을 골라 마치 그 사건을 옆에서 지켜보듯 특유의 생생한 필치로 재구성해 써 놓았음. 그 분야는 예술에서부터 신세계 발견, 전쟁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구성이 지루하지 않고 읽는 재미가 빼어남. 철저한 고증에 바탕하여 재구성된 역사적 사건들을 읽고 있으면 마치 잘 만들어진 역사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있는 기분이 듦. 그러한 생생함이 역사에 대해 흥미가 없는 사람도 적어도 이 책에 수록된 역사에는 흥미를 갖게 할 것이라는 확신을 들게 함.


작가는 유대계 독일인으로서 어쩔 수 없이 유럽인의 관점에서 책을 서술하였으므로 그 점을 감안하고 읽어야 할 부분이 군데군데 있기는 함. 동로마 제국의 종말을 다룬 부분이나 황금의 땅 엘도라도의 저주 등이 그러하며, 윌슨의 좌절 부분에서는 유태인으로서 2차대전의 화마에 휩쓸려 망명해야 했던 저자의 고통스러운 심경이 드러나기도 함. 그러한 설명은 책 말미의 '옮긴이의 글'에 자세히 수록되어 있는데, 이 부분을 먼저 읽고 나서 책을 읽는 것도 좋을 듯함.


그 외에 '음악의 어머니'라고만 알려져 있던 헨델의 불굴의 의지라든가 괴테의 말년의 사랑에서 비롯된 걸작들을 다룬 부분은 우리가 잘 몰랐던 위대한 예술가의 삶의 또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진진함. 책은 전체적으로 역사에 대해 잘 몰라도 읽을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쓰였으며, 읽고 나면 세계사에 대한 이해와 흥미가 진일보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음. 가까이 두고 언제라도 꺼내 읽고 싶은 책이라는 총평을 할 수 있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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