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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향인 Jul 16. 2022

수업(김용택 외, 황소북스)

독서노트 _14

소설, 수필, 시 등 각자의 분야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작가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수업'에 대해 쓴 글 모음. 제목만 보면 자칫 재미없고 딱딱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역시나 작가들답게 '수업'에 대해 정말 다채로운 글을 써 주었음. 글 중에는 세종사이버대학교 교수인 김나정 작가의 글도 있어 특별히 반가움이 더하였음.


글들을 보면 작가들 자신이 겪은 말 그대로 진짜 '수업'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많고, 그 외에 도종환 작가 같은 경우에는 자신이 교사로서 했던 수업에 대해, 또 고운기 작가의 경우는 음악 선생님의 나홀로 클라리넷 연주를 들었던 경험에 대해 쓰는 등 작가에 따라 '수업'이라는 단어가 어떤 경험을 떠올리게 하는지를 알 수 있음. '수업'에 대한 여러 작가들의 다채로운 기억과 해석을 접하는 재미가 상당한 책이었음.


세종사이버대학교 김나정 교수의 작품인 '걸레 좀 가져와라'는 작가가 학창시절 급우들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 담임선생님이 작가에게 걸레를 가져오라는 심부름을 시킨 후 작가가 자리를 비운 틈에 가해 학생들에게 친구를 괴롭혀서는 안된다는 가르침과 나무람을 주셨던 일을 쓴 글임. 늘 밝고 웃음이 많았던 김나정 작가에게 그런 아픔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고 가슴 아팠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선생님이 계셨기에 현재 내가 알고 있는 김나정 작가가 있게 되지 않았을까, '암만 노력해도 영영 불행한 사람은 못 될 것 같은' 작가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음.


이 책을 읽고 나면 조용히 밀려오는 옛 추억과 기억에 가슴 한 구석이 뻐근해지며 나도 나만의 '수업'에 대해 글 한 편을 쓰고픈 생각이 듦. 어쨌든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우리는 영원히 '수업 중'일 수밖에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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