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정신(강창래, 북바이북)

독서노트 _17

'세상을 바꾼 책에 대한 소문과 진실 '이라는 부제처럼, 시대를 풍미했던 책과 사상들을 여러 가지 풍부한 자료와 해석을 통해 재해석하고 비판하는 책. 단순히 책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책이 출간되고 그 시대를 대표하는 저서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그 책(혹은 그 책으로 대표되는 사상이나 철학)에 대한 냉철한 비판과 반박이 힘을 얻기까지의 과정을 시대순 혹은 논리순으로 흥미롭게 서술하였음.

국가권력과 포르노그래피의 관계를 고찰하는 것에서부터 과학, 철학, 사회학, 생물학까지 다양한 분야의 명실상부한 고전 혹은 당대의 유명한 저작물을 골고루 소개하고 있어서 자칫 책이 어렵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 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내용들이 쉽고 논리적으로 잘 서술된 편이라서 어렵지 않게 읽히는 편임. 물론 해당 부분에 대한 다소간의 배경지식이 있으면 읽기 훨씬 편한 것은 여느 다른 책들과 같음.

특정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어떤 책을 읽으라고 소개하는 책들은 꽤 있는 편이지만 그러한 책들을 반대되는 관점에서 비틀고 새롭게 재해석하며 논리적으로 비판하는 책은 처음 접하는 것이라서 무척 흥미로웠음.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비판적인 관점과 방법들을 숙지하여 다른 책을 읽을 때에도 저자의 명성이나 사회적 분위기 따위에 휩쓸리지 않고 균형잡힌 시각으로 읽을 수 있다면 보다 풍성한 독서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됨. 그것이 바로 우리가 지켜가야 할 '책의 정신'이 아닌가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