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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향인 Jul 05. 2023

거꾸로 읽는 세계사(유시민, 돌베개)

독서노트 _32

오랜만에 마음에 쏙 드는 책을 읽었다. 재미도 있으면서 지적 호기심도 채워 주고 지식의 폭과 깊이도 더해주는 책이다. 저자의 필력이 워낙 좋은 덕에 책이 술술 잘 읽혀 읽는 맛이 나는 것은 덤이다. 그렇게 흐뭇한 기분으로 책 한 권을 마무리했다.

현대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큰 사건들을 선택하여 사건의 전말과 역사에, 세계에 미친 영향을 설명하는 이 책은 오래 전에 나왔다가 절판이 된 것을 저자가 최근에 되살린 것이다. 책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있기도 했고, 어쩌면 쓰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는 저자 특유의 바지런함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아무튼 그런 여러가지 요소들이 겹쳐 이 귀한 책을 전면 개정판으로 만나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사건과 역사적 인물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어서 무척 기뻤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드레퓌스 사건이 왜 현대사에 큰 의미가 있는 사건인지, 말콤 X가 누구인지, 중국이 어떻게 공산국가로 통일이 되었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을 것이다. 특히나 드레퓌스 사건에서는 살아 움직이는 양심의 꾸준함과 끈기, 용기의 위대함을 볼 수 있어 가벼운 전율이 일어날 정도였다. 다만 여기에 나열된 사건들은 저자가 임의로 선별한 것이라서, 이 외에 현대사에 큰 영향을 미친 다른 사건은 무엇이 있으며 그것의 의미는 어떠한지 추가적인 궁금증이 일었다. 욕심같아서는 저자가 거꾸로 읽는 세계사 2권을 내줬으면 좋겠는데, 그야말로 욕심이겠지.


집에는 유시민 작가의 책이 몇 권 더 있는데, 그 중 어느 하나도 나를 실망시킨 책이 없다. 그만큼 저자의 지식과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능력은 대단하다. 글 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그런 재주와 능력이 존경스럽고 부럽기도 하다. 나도 글을 쓸 때, 그것이 아무리 신변잡기적인 가볍고 짧은 글일지라도 저자가 한 것처럼 깊이있고 진지하게 접근하는 습관을 길러 보아야겠다는 생각도 덤으로 하게 되었다.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고, 자기 성찰의 기회도 갖게 하는 이 책은 아마 올해 내가 읽은 책 중 가장 좋은 책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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