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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향인 Jan 20. 2024

주민등록증 발급 안내!^^

일상기록

얼마 전 동주민센터에서 우편이 하나 왔다. 보니까 주민등록증을 신규로 발급하라는 안내였다. 그랬다. 우리 큰아들이 어느새 열 여덟 살이 되어 주민등록증을 받을 때가 된 거였다.

처음 받아보는 주민증 발급통지서는 꽤나 신기했다

우편물을 확인하고 나니 어느새 이 녀석이 민증을 발급받을 나이가 된 건지 감회가 새로웠다. 2007년 1월 1일 밤, 녀석이 태어나던 그 순간이 아직도 어제같은데 녀석은 시간과 함께 무럭무럭 자라 어느덧 국가 공인 신분증을 발급받게 된 것이다.


통지서를 보고 있으니 아주 오래 전, 내가 18살일 때 민증을 발급받았던 일이 떠올랐다. 민증 발급 통지서는 아마 엄마나 아빠가 수령했을 것이다. 암튼 민증 발급을 위해 증명사진을 찍어야 한대서 찍었던 것 같고, 열 손가락 지문을 다 등록했던가, 그리고 약 한 달쯤 후 민증이 나왔던 것 같다. 그때 나는 고2였고, 아침일찍 학교가서 밤에 야자를 한 후 늦게 귀가하는 일상이었기 때문에 엄마가 민증을 대신 받아다 주셨다. 아마 그때가 여름 무렵이었던 것 같은데, 엄마가 민증을 받으러 간 날은 비가 무척 많이 왔댔다. 그래서 왔다갔다하느라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하신 것 같은데 그때 나는 무엇 때문이었는지는 기억이 잘 안나지만 엄마한테 토라져 있어서 고생하셨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았고 엄마가 그 점에 서운해 하셨던 게 생각난다.


그때 발급받은 민증은 좀 두꺼운 종이에다가 주소도 손으로 쓰여 있었고 비닐로 어설프게 코팅이 되었던 것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지금과 같은 형태로 바뀌었다. 민증을 받은 후 분실로 인해 재발급받은 건 딱 한번이었는데, 바로 집 근처 전문대학 도서관에 공부하러 갔다가 지갑을 도둑맞았을 때였다. 그때를 빼고는 민증을 잃어버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큰아이의 민증을 만들 때가 되고 보니 타고난 덜렁이에다가 제 물건 정리는 고사하고 뭐가 어디 있는지도 잘 모르는 이 녀석이 이 중요한 신분증을 잘 건사할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발급받는 게 다가 아니고 그 이후가 중요한 건데.. 아무튼 주어진 기한 안에 녀석의 민증을 만들어 주고, 녀석의 생활태도나 마음가짐도 이때를 계기로 하여 조금 더 어른스럽게 바뀌기를 살며시 기대해 본다. 기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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