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마다 나는 조마조마하였다
사과 한 개를 쪼개어 여덟 조각을 내 놓고
쟁반에 곱게 담아 포크도 두 개 준비하여
그와의 조촐한 아침상에 올려두면서
제발 저이가 사과를 많이 먹지 않아야 하는데
나 사과 먹어야 화장실 가는데
내 몫이 적어지면 안 되는데
두근두근, 아슬아슬
하지만 대놓고 말은 못 하고
그의 입만 쳐다보았다
그의 몫은 늘 사과 두 쪽이었다
한 개를 먹는 법도, 세 개를 먹는 법도 없이
계약서라도 쓴 듯 두 개만 먹었고
두 조각이 사라지고 남은 사과 여섯 조각은
등받이가 낮은 의자마냥 편안하였다
시간이 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고 그가 말한
우리의 주말에도 속절없이 일요일 아침이 당도하고
나는 또 사과를 두 조각만 남겨 그에게 내밀었다
텅 빈 접시를 치우며 설거지통 물이 손등에 튀었을 때
비로소 나는 후회하였다, 아 사과를 더 줄 걸
세 쪽을 줄 걸
아니 그냥 한 개를 다 썰어 줄 걸
후회는
늘 사과보다 늦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