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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잠 Sep 11. 2018

생각의 빈곤에서 탈출하기

오늘보다 나아질 내일 

금수저로 태어나진 못한 우리들 

어릴 적 우리집은 경제적으로 풍족한 편은 아니었다. 좁은 방 하나에 엄마 아빠와 동생과 나 모여 살던 작은 집. 집안에 화장실이 없어서, 추운 겨울에도 잠바를 입고 밖으로 나가야 했고, 집에 온수가 잘 나오지 않아 물을 끓여서 따뜻한 물을 만들어서 목욕을 하곤했던 기억이 난다. 

열악한 환경의 영향인지, 낯선 사람들의 위협에 노출되는 경우도 잦았고, 오랜 시간을 살아도 힘들었던 높은 언덕길은 나에게 평지에 위치한 집, 그리고 이곳보다 안전한 동네에 사는 꿈을 매일 갖게 했다.

하지만 그래도 내가 자라온 환경이 크게 불우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건, 경제적으로는 풍요롭지 못했어도 부지런하고 성실한 부모님은 나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난 이것밖에 안돼
낙하산과 사다리없이 너와 같을수 없어


하지만 아는 것과는 반대로 이따금씩 나는 열등감에 사로잡혀 종종 괴로워하곤 했다.

"왜 나는 잘사는 집에 태어나지 못했을까" 

"저 친구들은 부자라서 열심히 노력 안해도 부모님이 다 길을 마련해주는구나" 

무엇이든 열심히 하고, 노력해서 더 나은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몸을 혹사시키면서도,

마음 한켠에는 항상 저런 열등감을 가지고 살아왔기에, 주기적으로 지치는 타이밍이 오기도 했다.

"이렇게 하면 뭐해, 어차피 난 여기까지 밖에 안되는걸" 



생각의 빈곤에서 탈출하기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좋은 직장에 취업에서 성실하게 월급을 모으면 어느정도의 경제적, 사회적 성공이 일정부분은 보장되었던 과거와는 달리, 갈수록 자수성가를 통해서 성공을 이루는 것이 어려워지는 사회는 분명히 맞는 듯하다. 


하지만 최소한 생각의 빈곤에서 탈출하는 것에 대해서는 최근 꽤 공감하고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다. 

애초에 출발선이 다른 것은 어떻게 할 수 없는 어려운 부분이지만, 나 자신 이외에 누군가를 경제적, 정서적으로 모두 혼자 책임져야 하는 극단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아니라면 "나는 흙수저라서 안돼" "쟤는 금수저니까 잘되는거지" 라는 핑계를 찾으려 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의 나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하루하루 내 삶은 꽤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은 어릴적 원하던 평지에 있는 집에서 살 수 있게 되었고, 좋아하는 물건들로 집을 꾸미는 나를 위한 작은 사치들도 부릴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빚없는 온전한 내 집을 가지고, 우리 가족들도 어서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기를 바라는 꿈도 가지고 있다. (물론 매우매우 어려운건 맞다!) 

크게 대단하진 않아도, 지금 주어진 나의 삶도 내가 노력하지 않았다면 얻을 수 없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요즘 나오는 각종 뉴스들을 보면, 이따금씩 현실적으로 한계가 느껴져 한숨이 나오기도 하지만,

아직 포기하지 않는 것은 분명히 지금보다는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공평하기 어려운 사회속에서, 그래도 내 힘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

분명히 희망은 있다고 믿고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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