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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잠 Oct 15. 2018

17년만의 추억소환! H.O.T. 콘서트에 가다.

2018 Forever Highfive of Teenagers 


엄마! 나도 에쵸티 콘서트 보내줘!!


H.O.T.가 나오는 방송을 비디오로 녹화하고, 문방구앞 200원짜리 사진과 매달 나오는 연예인 잡지(파스텔,토마토 등등..)를 사며 좋아하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던 시절. 엄마말이면 크게 반항해본 적이 없었던 내가 주경기장에서 하는 에쵸티 콘서트를 가겠다고 그렇게 엄마랑 한참동안 싸움을 했던 기억이 난다. (결국 그땐 못갔다!)

그때는 나도 저 안에서 저렇게 우비도 입고, 소속되어 있고 있던 마음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모르겠다. 

 

"이게 뭐라고 그때 보내줄껄.. 그때는 깔려죽을까봐 무서워서 그랬지"

올해 무한토전 토토가3을 보고난 엄마가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왠지 웃겨서 동생이랑 같이 막 웃었다.

생각해보니 아빠가 나 때문에 CLUB H.O.T. 우비를 나대신 받아주겠다고, 성남에서 등촌동 그 먼곳까지 줄서서 받아다줬던 기억도 있고, 나 대신 비디오도 녹화해주고.. 콘서트만 안보내줬지 그래도 딸이 아이돌 좋아한다고 해줄 수 있는건 다 해줬던 것 같다. 


17년이 지났어도 이렇게 그때 좋아했던 노래를 다같이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게 어딘가!

워낙 티켓경쟁이 치열해 모든 친구들이 같은 자리에 앉을 수는 없었지만, 중학교 때 함께 에쵸티를 좋아했던 친구들도, 회사에서 에쵸티를 좋아했다던 친구들도 다같이 두근두근하며 일찌감치 주경기장으로 향했다. 


애증의 굿즈.. 3시간의 여정 


잠실 주경기장 공연을 매진시켰던 콜드플레이 공연을 생각하며, 굿즈사는데는 아무리 오래걸려도 1시간 정도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이후 일정을 계획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11시 즈음 도착했는데, 3층 언덕 입장석까지 늘어선 줄은 가도가도 끝이 없었다. 

애초에 우비만 살 계획이긴 했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뜨거운 햇빛아래서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 야광봉까지 사는 것으로 결정했다. 혹시 계산하는 사람이 1명인건가, 대체 뭐가 문제인걸까! 거의 3시간쯤 되니 정신이 혼미하여 친구들에게 중앙제어 받는거 포기하고 짝퉁야광봉을 사라고 했다. 

(결국 친구들중 일부는 짝퉁 야광봉을 사고, 일부는 나와 똑같은 고난을 거쳐 야광봉을 샀다고 한다.)

(굿즈줄을 기다리며,, 뒤에 보이는 아련한 사람들..)


응답하라! 1997!


학교가기 싫고 선생님이 무서웠던 그시절 우리에게 유일한 행복이었던 H.O.T.

그동안 보러갔던 공연들과 HOT 콘서트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었던건, 공연 자체에 대단한 퀄리티를 기대했다기보단, 어린시절 좋아했던 추억의 가수와 노래를 2018년에 다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저 이런 좋은날 나도 이곳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 H.O.T. 콘서트 셋리스트

1. 전사의 후예 - 폭력시대

2. 늑대와양

3. 투지 (Get it Up)

4. The Way That You Like Me

5. Outside Castle(The Castle Outsider)

6. 열맞춰 (Linp up)

7. 아이야(I yah!)


<솔로무대>

8. 강타 - Right Here Waithing

9. 우혁 - 시간이 멈춘 날 + 지지않는 태양

10. 토니 - HOT Knight (신곡)

11. 희준 - Pioneer

12. 재원 - I'm so HOT(재원) + A Better Day (JTL)


13. 환희 (It's Been Raning Since You Let Go) 

14. 너와 나

15. 우리들의 맹세 (The Promise of H.O.T.)

16. 캔디 (Candy) 

17. 행복

18. 내가 필요할 때 

19. We Are The Future  

20. GO! H.O.T.!

21. 캔디 (Candy) 

22. 빛 (Hope) 



일요일 공연은 폭죽도 더 빵빵 터뜨리고, 토요일같은 굿즈 대란도 훨씬 개선이 되었었나보다. 

야광봉을 구매한 관객들이 더 많아서인지, 페어링도 더 예쁘게 잘 된것 같고, 오늘 저녁 이틀째 간 친구가 보내온 사진은 좀 부럽더라. 이틀 다 갈껄 그랬나 싶기도 하다. 


추억할 거리가 있다는 것은 살면서 얼마나 좋은 일인지. 오랜만에 중학교 친구들과 어릴때처럼 얘기하는데 그때처럼 다시 어려지는 것 같아서 괜히 기분이 좋았다 


10년후면 또 그리워질 2018년의 10월의 주말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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