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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잠 Apr 27. 2020

오랫동안 내가 싫었습니다:우울증이라 느껴질 때 읽는 책

나 자신을 좋아해보자 

노들서가에서 구매했던 오카 에리의 <오랫동안 내가 싫었습니다>


제목이 굉장히 직설적이다. 실제 일본원작의 책이름은 自分を好きになろう(자신을 좋아하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는데, 한국판으로 번역되면서 좀 더 자극적인 제목으로 변경된 것 같다. 실제로 다들 아는 이야기들 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도움이 될만한 책이라고 느꼈다. 


우울증에 걸려서 헤메던 오카에리가 이런 저런 작은 행동들을 시작하면서 변화해가는 경험담을 그린 책인데, 실제 내 경험과 유사한 부분도 있고 효과가 있었던 내용도 담겨 있었다. 최근 무기력하거나 우울함을 느끼는 사람들은 읽어보고 조금이나마 실천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아래는 책에서 읽은 도움이 될만한 좋은 글들이다. 

만병통치약같은 해답을 딱 하나 꺼내놓기보다는, 작은 행동의 변화로부터 조금씩 나아질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나도 실제로 이런 방법들이 분명이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다. 


스위치 1 > 청소를 한다

기운이 없어서 잠만 잔다. 집안은 쓰레기장이다.앞으로 좋은 일은 하나도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건강한 사람을 흉내내본다.일단, 10초 청소부터! 페트병을 쓰레기 봉투에 넣는 일부터 시작한다.


옛날에 우울함이 심했을 때 내가 딱 위와 같은 행동을 보였었다. 확실히 우울하면 주변이 엉망이 된다. 집안은 엉망이고, 주변에 버리지 않은 쓰레기가 널려있는 곳에서 그냥 지내기도 했다. 정도가 심각하고 기간이 길어지면, 티비에 나오던 쓰레기집이 되는 것이다. (난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청소도 잘하고 꾸준히 주변을 정리하면서 깔끔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데, 이런 부분들이 정신건강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

깨끗한 집에 있으면, 마음가짐도 그렇고 스스로 좀 더 정돈된 삶을 사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스위치2 > 옷차림을 바꾼다
건강한 사람 혹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의 옷차림을 상상해 흉내내본다.
주변 사람들의 칭찬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우울감에 빠지면 주변환경 뿐 아니라 나를 돌보는데도 소홀해진다. 옷은 아무거나 대충, 머리도 산발. 그리고 그런 거울숙에 비친 내모습을 보면서 또한번 자괴감에 빠지고 다시 내가 만든 우울한 시나리오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어느정도 깔끔한 모습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스위치3 말버릇을 바꾼다.
말로써 나를 소중하게 대해준다. 걸어다니면서 말버릇처럼 "난 참 운이 좋아"라고 중얼거린다.

네번째 스위치 과거를 좋은 기억으로 바꾼다
과거의 괴로움이나 분노의 감정을 없었던 것으로 치부하지 않는다.
'그래도 잘된 일이야'라는 문장을 말버릇으로 만든다!


오직 보통 이상의 인생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진짜 나는 거기에 반발해왔던 듯 합니다.
나는 진짜 차마 진짜 나를 죽여 없앨 수가 없었습니다.


삶의 어려움을 인생의 보물로 바꾸는 것은 분명히 가능합니다. 나는 그렇게 믿고 필사적으로 과거를 다시 쓰는 작업을 했습니다.


스위치5 웃는 연습을 한다.

부정적인 정보는 가능한 한 차단한다. 특히 아침에.

자신을 외부로 발신한다. (웃는얼굴, SNS 등)


맞지 않는 사람과는 만나지 않았습니다. 불쾌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곳에는 가지 않았습니다. 혼자 있는 일도 고통스럽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충분히 즐길 수 있으니, 혼자가 좋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나는 늘 내 인생이 거스를 수 없는 힘에 짓눌린 채 흘러가는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수동적인 피해자 입장의 사고 방식이지요. 반면,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변화를 즐기며 앞으로 나아가자. 이것이 미치바씨의 신념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최대한 내 주변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줄만한 요인들은 모두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때는 모든 관계가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만나면 상처를 받고 오거나 에너지 소모가 큰 사람들과의 만남도 지속적으로 했었던 것 같다.

요즘엔 하루가 모자랄 정도로 혼자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아서, 별다른 약속 없이도 시간을 보낼만 하게 되었다. 


스위치6 근력 운동을 한다.

일단 요가 클래스에 등록했다. 그리고 근력 운동을 시작했다.

몸이 변하자 마음도 극적으로 변했다.


믿는 사람이 구원받는다. 우울할 때는 근력 운동을 하자. '근력 운동을 한다고 뭐가 해결돼?'라며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과 '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해볼까?'라며 시도하는 사람 사이에는 큰 차이가 생긴다. 근력 운동이 아니더라도 세상에는 사람의 지혜를 초월한 수많은 일이 존재하므로 생각하기 전에 일단 시도해봐야 한다.


스위치7 누군가를 도와준다. 

누군가를 도와준다. >> 앞으로의 꿈이 생겼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이 뭔지 모르겠다면, 어린 시절 몰두했던 것에 힌트가 있다.


여전히 불안함이 많아서 가만히 있지 못하지만, 그래도 요즘은 어떤 성과를 이루기 위한 압박을 받기보다는 매일 조금씩 쌓아간다는 생각으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하다보니 조금은 느릴 때도 있고 계획대로 안될 때도 있지만 예전만큼 괴롭진 않다. 

그리고 나의 모든 것을 미워하고 부정하고 싶었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부족하더라도 내 자체의 모습을 예전보단 더 좋아하게 되었다. 

어쩔떈 찌질하고, 매일 실수하고 허둥지둥대도 나를 좀 더 좋아하게 되니 사는 것이 전보다 훨씬 행복해졌다. 



나도 오랫동안 내가 싫었습니다.

내 의지로 그렇게 된 것도 아니었고, 제대로 자각하지도 못했습니다. 나는 완벽주의에 노력가인 나 자신을 나름 높게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늘 좀 더 완벽해야 해', '훨씬 더 노력해야 해' 하고 몰아세웠습니다. 

'이렇게 불안한 세상인데, 쉬지 않고 노력해야지' 라는 불안을 원동력 삼아 힘을 내왔습니다.

마음 한구석이 불안하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었습니다. 스스로 괴롭히는 행동에 어떤 의심도 품지 않을 정도로 나는 나에게 냉담했습니다.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은 과거나 미래의 불안에서부터 벗어나 현재의 자신을 온전히 느끼는 방법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무언가 바뀌었다고 실감하면 '내가 나를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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