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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잠 Nov 30. 2020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과 BTS의 봄날

다수의 행복을 위한 소수의 희생은 정당할까? 

<바람의 열두방향>은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묶은 어슐러 르 귄의 단편집이다. 

이 책은 BTS의 <봄날>을 통해 알게 된 책이다. 최근 BTS 관련 컨텐츠를 많이 보다보니, 음악이나 뮤직비디오, 세계관 등에 영향을 받은 작품들을 새롭게 알게 되는데, 좋은 작품들이 워낙 많아서 또 새로운 재미거리가 생기고 있다. 짧은 내용인데도, 내용이 워낙 강렬하다보니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만하고 생각해볼 거리가 많다. 



또는 푸리에, 벨라미, 모리스가 생각했던 낙원을 능가하는 낙원이 우리에게 제공된다면, 그리고 어느 외딴 곳에서 길 잃은 한 영혼만 고통을 당하면 그 낙원에 있는 수백만 명이 영원이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설사 그런 식으로 제공되는 행복을 붙잡고 싶은 충동이 우리 안에 인다 할지라도 그러한 거래의 열매를 자신의 의지로 받아들여 얻은 행복이 얼마나 추잡한가를 스스로가 명확히 느끼는 것 말고 다른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이 책은 오멜라스라는 마을의 행복한 모습들을 상세히 묘사한다. 이곳은 왕도, 경찰도 필요없는 완벽한 행복이 보장되는 곳이다. 마을엔 맛있는 요리냄새가 퍼져나오고, 길거리에는 꽃을 나눠주는 함박웃음을 짓는 노파, 피리를 부는 어린아이 등.. 마을의 모습은 평화롭고 행복하다. 


하지만 이 행복에는 하나의 계약조건이 있다. 오멜라스의 한 건물에는 어둡고 지저분한 지하실이 있고, 그 곳에는 지하실에 갇혀 비참하게 사는 아이가 하나 있다. 지하실 안에 사는 한 아이가 완벽히 불행해야만, 오멜라스가 앞서 묘사한 마을의 행복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학교 다닐 때 배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말의 뜻을 이 책을 보고 나서 알게 됐다. 

효율과 행복이라는 좋은 단어로 포장된 이 말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비로소 깨닫는다. 

오멜라스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에 대해 처음에는 괴로워 하지만, 곧 그것을 받아들이고 살아가게 되고

이러한 상황을 견디지 못한 일부는 오멜라스를 떠나는 장면으로 이 짧은 책은 마무리 된다. 



그들이 가는 곳은 우리들 대부분이 이 행복한 도시에 대해 상상하는 것보다 더 상상하기 어려운 곳이다. 나는 그곳을 제대로 묘사할 수가 없다. 그런 곳이 아예 존재하지 않을 수 도 있다. 그러나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은 자신이 가고자 하는 곳을 알고 있는 듯하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은.


BTS <봄날>의 뮤직비디오는 이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에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이미지의 간판에 오멜라스라고 쓰여있는 것이 보인다.)

가사에서는 보고싶은 친구에 대한 그리움일 수도 있고, 간접적으로 뮤직비디오에서 나타내듯이 다시 볼 수 없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냈지만, 뮤직비디오에서는 이 소설의 내용을 모티브로 보다 더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 듯 하다.


유토피아의 상징인 오멜라스를 떠나는 기차를 정국이 혼자 떠났고, 마지막엔 모든 멤버들이 같이 떠나는 장면, 그리고 지민이 신발을 나무에 걸어놓는 장면은 소수의 희생을 잊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나타낸다. 개인적으로 많이 슬프다고 생각하는 곡이다. 



BTS, 봄날 (Spring Day) Official MV

https://youtu.be/xEeFrLSkMm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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