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사랑하고 있진 않을까
한번 듣기 시작하면 100번은 반복해서 듣게 되는 치즈의 <좋아해>
<좋아해>라는 단어와 상반되는 bye라는 부제가 더 아련한 느낌을 주는 곡이다.
이 노래와 뮤직비디오는 너무 아름답고 예뻐서 현실엔 없는 판타지처럼 보여지기까지 하는 느낌도 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반복해서 보게 되는 매력은 누구나 살면서 짧게나마 비슷한 느낌을 느껴본 순간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아니면.. 없는 기억도 조작하게 만드는 매력일까?)
계절은 아름답게 돌아오고 재미있고 즐거운 날은 조금 슬프게 지나간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 <호텔 선인장>에 담긴 이 문장에는 어딘지 우리 삶이 돌아가는 '작고 사소한', 하지만 '절대적인' 원칙 한 가지가 담겨있다는 생각이 든다. 당연하고도 뻔한 얘기지만 시간은 늘 흐른다. 우리의 의지, 감정과 무관하게. 그리고 그와 함께 응당 모든 것에는 끝이 있게 마련이다. 반드시. 그런 이야기다
'CHEEZE(치즈)'에게도 계절은 몇 번이나 가고, 또 돌아오곤 했다. 재미있고 즐거웠던 많은 날들이 함께 지나갔다. 다시 계절이 돌아왔을 때, 문득 또 하나의 즐거운 날이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지난해 말 솔로 아티스트로의 발걸음을 뗀 '구름'이 오롯이 자신의 음악에 집중하기 위해서 '치즈'를 떠나게 된 것이다. 이제는 듀오가 아닌 '달총'의 '치즈', 그녀의 홀로서기가 이렇게 시작되었다
'좋아해(bye)'는 애틋한 첫사랑, 짝사랑의 마음이 아련하게 묻어나는 담백한 발라드 넘버이다. 달총의 청초한 음색으로 부르는 가사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끝맺음의 때가 정해져 있어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헤어짐의 순간, 이를테면 '졸업'의 풍경이 떠오른다.
동시에 졸업이란 단어가 품는 갖가지 이야기와 감정들도. 같은 공간, 같은 타임라인 안에 늘 존재했지만 헤어지는 그 순간까지 끝내 뱉지 못하는 그 말 한 마디 '좋아해'. 마치 모든 게 미숙했지만 되돌아보면 더없이 달콤 쌉싸름하기도 했던 청춘의 흔적처럼 풋풋하고, 설렘 가득하고, 끝내는 애달프다.
치즈 좋아해 앨범 소개 중에서
뮤직비디오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면. 일본 청춘 영화 느낌이 나는 뿌옇고 흐린 색감에 굴림체로 쓰인 자막이 너무 예쁘다.
너무나 잘 만들어진 뮤직비디오인듯 해서, 정보를 찾아봤는데 정말 뮤비를 잘 만드시는 이래경 감독님이셨다.
아이유의 팔레트, 밤편지, 치즈: 어떻게 생각해, 에피톤프로젝트: 첫사랑, 잔나비: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건 볼품 없지만 등등을 연출하셨다고 한다. 특유의 빈티지하고 빛바랜 느낌의 감성이 너무나 좋다.
[MV] CHEEZE(치즈) _ Love You(좋아해)(bye)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O136JYv3weQ
문득 생각났어 너의 그 웃음이 익숙했던 너의 그 향기가 언제부터인지 낯설게 느껴져
마음이 붕 뜨네 문득 생각이 났어 널 처음 봤을 때 날 보던 네 눈빛에
움직일 수 없던 순간이 왜였는지 이제 알겠어
한동안 잠 못들었어 머릿속 너가 들어 앉아 있는 그 자리가 어색해서
널 보고 싶단 말이 나와 널 사랑하고 있진 않을까
눈을 마주치면 터질듯한 마음 네겐 들키고 싶지 않은데
널 좋아한단 말이 나와 널 사랑하고 있진 않을까?
눈을 마주치고 하고 싶었던 말 네게 언제쯤 전할 수 있을까?
문득 생각이 났어 널 처음 봤을 때 날 보던 네 눈빛에 움직일 수 없던 순간이 왜였는지 이제 알겠어
한동안 잠 못 들었어 머릿속 너가 들어 앉아 있는 그 자리가 어색해서
널 보고 싶단 말이 나와 널 사랑하고 있진 않을까
눈을 마주치면 터질듯한 마음 네겐 들키고 싶지 않은데
널 좋아한단 말이 나와 널 사랑하고 있진 않을까
눈을 마주치고 하고 싶었던 말 네게 언제쯤 전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