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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잠 Apr 26. 2021

기억을 선명하게 저장할 수 있다면: 아이유의 eight

아름다웠던 기억에서 다시 만나


아이유의 <Eight>을 들으며 생각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예고 없는 작별은 잠시 떠올리기만 해도 눈시울이 붉어지는 일이다.그렇기에 영원히 없을 일처럼 쉽게 떠올리고 싶지 않지만, 결국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알기에 그 순간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 기억이 희미해져 떠올리고 싶어도 흐릿하게 떠오르지 않는 순간이 올 것만 같아 두려웠다.


<Eight>은 23세 스물셋, 24세 팔레트에 28세 아이유의 나이시리즈 중 한 곡이다. 에잇은 BTS의 슈가와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곡이어서 더욱 화제가 되었다. 청량하고 시원한 느낌의 밝은 멜로디와는 달리, 가사는 기억 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누군가에 대한 깊은 그리움의 정서를 나타낸다.


이 멜로디와 상반되는 가사의 아이러니함으로 인해 슬픔이 더 극대화 되는 느낌이다. 아이유의 28세는 많이도 슬펐구나. 모든 것이 맘대로 왔다가 인사도 없이 떠나는 무력한 상황 속에 과거의 "슬프지 않고 자유로웠던 오렌지섬"으로 돌아가 기억속에서 그리운 이들을 만난다. 재난문자처럼 예상치 못한 순간에 갑자기 오는 작별, 반복되는 무기력함의 상황 속에 무한의 시간을 지나 오렌지섬에서 다시 만나자는 슈가의 가사는 슬퍼하는 화자에게 짧지만 강한 위로의 말을 해주는 것만 같았다.


요즘은 매일의 기억을 더욱 강박적으로 기록하고 기억하려고 한다. 이 강박증이 오랜 시간이 흘러 최대한 선명하게 내 기억을 보존해 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렇다면 조금은 덜 슬퍼질 수 있을까?


나의 개인적인 정서로부터 오는 것인지 재해로 인해 함께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로부터 오는 것인지 혹은 둘 모두인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나의 스물여덟은 반복되는 무력감과 무기력함, 그리고 ‘우리'가 슬프지 않았고 자유로울 수 있었던 ‘오렌지 섬'에 대한 그리움으로 기억될 것 같다.

에잇(Prod.&Feat. SUGA of BTS) 곡 소개 중



[MV] IU(아이유) _ eight(에잇) (Prod.&Feat. SUGA of BTS) 원더케이 공식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TgOu00Mf3kI


So are you happy now

Finally happy now are you

뭐 그대로야 난

다 잃어버린 것 같아

모든 게 맘대로 왔다가 인사도 없이 떠나

이대로는 무엇도 사랑하고 싶지 않아

다 해질 대로 해져버린

기억 속을 여행해

우리는 오렌지 태양 아래

그림자 없이 함께 춤을 춰

정해진 이별 따위는 없어

아름다웠던 그 기억에서 만나

Forever young

우우우 우우우우 우우우 우우우우

Forever we young

우우우 우우우우

이런 악몽이라면 영영 깨지 않을게

섬 그래 여긴 섬 서로가 만든 작은 섬

예 음 forever young 영원이란 말은 모래성

작별은 마치 재난문자 같지

그리움과 같이 맞이하는 아침

서로가 이 영겁을 지나

꼭 이 섬에서 다시 만나

지나듯 날 위로하던 누구의 말대로 고작

한 뼘짜리 추억을 잊는 게 참 쉽지 않아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날 붙드는 그곳에

우리는 오렌지 태양 아래

그림자 없이 함께 춤을 춰

정해진 안녕 따위는 없어

아름다웠던 그 기억에서 만나

우리는 서로를 베고 누워

슬프지 않은 이야기를 나눠

우울한 결말 따위는 없어

난 영원히 널 이 기억에서 만나

Forever young

우우우 우우우우 우우우 우우우우

Forever we young

우우우 우우우우

이런 악몽이라면 영영 깨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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