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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잠 Feb 24. 2021

주식은 인생역전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

폭락장에 멘탈 관리를 위해 쓰는 글

오늘은 코스피지수가 3000이 깨지면서 2994.98로 마무리했다.

국내 증시가 최근 지나치게 좋은 수치를 보이면서,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로 인해 외국인 매도가 증가했다고 한다.


언젠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또 이렇게 며칠간 폭락장이 오니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국내 주식은 주로 위탁매매를 통해 오랫동안 해오고 있고, 직접 매매의 대부분은 미국 주식에 하고 있다. 오늘 친구들과 주식 폭락에 대해 얘기하면서, 내가 10년간 얼마나 수익을 냈었나에 대한 이야기를 해봤다.

주식으로 과연 인생역전을 할 수 있을까??


반드시 고난의 시간은 온다.

성향 자체가 자주 매매를 하지 않는 것이 잘 맞아서 한번 종목을 사면 자주 팔지 않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위탁매매를 하든 직접투자를 하든 상승장이 오면 상승장대로, 폭락장이 오면 폭락장대로, 그대로 시간을 겪어야 한다.

(잠깐 단타에 중독돼서 몇 달간 해본 적 있는데, 증시가 좋을 땐 매월 수익을 내다가, 마지막에 번만큼 다시 마이너스를 내서 그 이후엔 단타를 하지 않기로 했다. 내 성격상 이렇게 시작하면 중독 수준으로 빠져버리는 게 가장 문제이기도 했다.)


행복 회로를 돌리는 순간, 행복은 끝난다.

나는 100만 원의 작은 돈으로 시작해서, 조금씩 시드머니를 늘려가면서 주식을 했다.

그동안 수익에 큰 타격을 주는 폭락장이 한 3번 정도 온 것 같은데, 멘탈은 약한데 이런 부분에선 크게 동요하지 않는 편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그럼에도 기분은 굉장히 나쁜 건 어쩔 수가 없다. 수익을 내는 데는 몇 년 걸리는데, 폭락장에서는 3일이면 몇 년 동안 번 수익의 반이상이 증발하는 것은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2015년 중국 상하이 지수 폭락>

2015년 6월쯤 중국 상하이 지수가 엄청난 비율로 폭락하여 주가 지수가 2달간 약 40% 이상 떨어진 적이 있었다. 이 전에 나는 잠깐 회사를 퇴사해서 한 달 정도 쉬고 있을 때였는데, 당시 수익률이 좋았어서 아주 큰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번 돈 이상의 수익이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든든했었다.


그런데 유튜버 슈카가 한 얘기가 있다. 우리 뒤엔 시시티브이가 있는 것 같다고. 내가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르고...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건, 행복 회로를 돌리는 순간 그 행복은 끝난다는 것이다... 이게 인생의 법칙인 건가.. 나만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나는 항상 그래 왔다.


중국 증시, 8년 반 만에 최대 폭락… 원인은?

https://www.mk.co.kr/news/economy/view/2015/07/720414/


그 시기 몇 달간 내 주식은 많이 아팠다.

평가손익은 실제로 내가 사고 판 실현 손익은 아니고, 아직 매도를 하지 않은 주식의 수익&손실 금액까지 합산되어 보이는 금액이다.



<2020년 코로나>

난 또 아픔을 잊어버리고 다시 행복 회로를 돌렸다. 그간 조금씩 돈도 더 모아서 엄청나게 큰돈은 아니지만 원금도 전보다 커지고 수익률도 좋아서 더 수익을 많이 내서 집 대출금을 많이 갚아야지 생각했다. 그리고 남편에게 앞으로 더 해서 대출금도 많이 갚자고 했다.


역시 말한 내가 잘못이다. 말하고 한 달도 안 지나서 코로나가 터지고 이번엔 또 몇 년간 수익 낸 수익금이 다시 한번 날아갔다. (이때는 평가금액이 문제가 아니라 실현손익이 문제였다. 어쩔 수 없이 주식을 팔아야 할 상황이어서)


다행히 코로나 이후 1년간 증시가 너무 좋아져서 다시 회복도 하고 수익도 내고 있지만 그렇게 빠르게 오른 만큼 조정은 다시 찾아왔다.




이런 날이 올 때마다 기분은 나쁘지만 주식을 하면 이런 위기가 찾아오는 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기업, 성장할 것이라고 믿고 있는 회사에 투자했다면 시간이 오래 걸려도 결국은 성장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국내는 변동성에 취약하고 내가 정말 잘 모르다 보니 직접 투자는 안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절대 빚지고 투자하면 안 된다.


오늘 투자를 잘하고 계시는 분과 얘기를 해봤는데, 그분은 변동성이 있어도 흔들리지 않도록 생활비 1년 치는 미리 항상 마련해놓고 투자를 하신다고 한다. 굉장히 와 닿는 말이어서 나도 이제부터 비상 생활비를 모으기로 했다.


결론적으로 주식으로 인생역전을 하는 것은 굉장히 희박한 일이다.

그래도 주식을 계속하고, 비중을 꾸준히 늘리는 이유는 한방의 인생역전이 아니라 자산의 축적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느리지만 천천히 자산이 축적되다 보면 그때쯤 나에게 제대로 된 수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믿음도 확실히 있다.


좋은 회사에 투자했으면 당장 떨어졌다고 너무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그동안 욕심을 부리면 항상 일이 잘 안됐다. 원래 그랬던 대로 느릿느릿 천천히 하면 된다.


(화이팅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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