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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잠 Sep 13. 2021

넬 콘서트 2021 Moments in between

잠 못 이루는 밤과 닮은,  

금요일부터 넬 콘서트 NELL'S SEASON 2021 'Moments in between'가 진행됐다.

코로나 때문에 기존에 계획되었던 콘서트가 취소되고, 오랜만에 진행되는 넬의 콘서트이다. 넬의 공연을 오랫동안 많이 봐왔지만, 볼 때마다 항상 색다르고 다양한 느낌을 주는 넬 공연이어서 오늘은 어떤 무대일지도 궁금했다.


이번 공연의 제목이 'Moments in between' 인만큼 최근 발매된 새 앨범의 노래들이 셋리스트에 많이 담겼다

잠 못 이루는 밤과 많이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심호흡도 해보고, 빗소리를 틀어놓기도 해보고, 배가 고파 그런 건가 싶어 뭔가를 먹어보기도 하지만 여전히 잠들 수 없는 그런 밤
생각은 비워내려 할수록 쌓여가고, 어느덧 불 꺼진 방에 익숙해져 평소라면 보이지도 않을 깜깜한 방안의 문고리까지 신경에 거슬리는 그런 밤.
깨어 있는 채로 꿈을 꾸게 하는 그 밤과 닮아있다.
넬(NELL) 정규 9집 'Moments in between' 소개 중


넬(NELL) 정규 9집 'Moments in between'

https://fanlink.to/moments_in_between


이번 넬의 공연은 무대 뒤 아트 영상 없이 넬 콘서트 특유의 화려한 조명을 활용한 무대였다. 영상이 나오는 것도 좋지만, 이번엔 영상 없이 조명만 활용하면서 공연을 하는 아티스트에 더 집중되는 느낌이 있었다. 넬 공연의 조명 활용도는 볼 때마다 감탄스럽다.


오늘도 함성금지

최근 공연들은 코로나 때문에 어쩔수 없이 함성금지 규정이 적용되어 있다.

대중음악공연장에서 함성, 구호, 합창(떼창) 등 침방울이 튀는 모든 행위를 금지(만약 이를 어길 시 공연장에서 강제 퇴장 조치)

그렇기 때문에 아티스트들도 공연장에서 호응을 유도할 수 없다. 아예 목소리를 내지 말라는 규정은 아니지만 생각에 암묵적으로 거의 목소리를 내지 않게 되는 것 같다. 그렇다 보니 무대를 하는 아티스트들도 매우 낯선 경험으로 느껴질 것 같다.

목소리를 내지 않고 박수로만 호응하는 공연이다보니, 관객들은 아티스트가 질문을 해도 대답을 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김종완님이 멘트를 많이 해주셔서 마음속으로 대답했다.. 희한하게 웃음소리도 소심해지게 되는 함성금지 규정의 마법이다.

매번 공연을 보며 말하게 되지만 소리를   없어도, 이렇게라도 공연을   있게 되어서 기쁘다.


이번 콘서트의 엔딩곡은 12 seconds였다. 믿어서 안될말로 끝나는 엔딩도 너무나 좋아하지만 12 seconds도 만만치 않게 긴 여운이 남아 좋아하는 넬 콘서트의 엔딩중 하나다. 내가 좋아하는 꽃가루가 올림픽홀을 가득 체우고, 신비로운 사운드와 함께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 들어 푹 빠져서 들었다.


2021 넬 콘서트 굿즈

이번에 제작된 굿즈는 코로나로 인한 혼잡을 방지하기 위해 오프라인 판매는 안되고, 온라인으로만 구매가 가능하다. (앵콜 직전 굿즈 패션쇼 해주심) colors in black 후드가 예쁘고 마음에 들었는데 아쉽게도 품절상태라 구매하지 못했다.

http://www.nell-store.com/index.htmlNELL ONLINE STORE


잠 못이루는 밤과 많이 닮아 있다는 이 앨범의 소개처럼, 넬의 공연도 그랬다.


이번주 내내 뇌 과부하로 뜨끈뜨근 해진 머리가 식혀지는 기분이었다. 지나치게 논리적인 생각만 강제로 돌리다보니 뇌가 쉴 시간이 없었는데, 콘서트를 보는 동안 감성적인 생각이 들어오면서 휴식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 마침 초승달도 밝고 예쁘게 뜬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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