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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잠 Jun 15. 2022

나를 잃지 않을 것.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어제 BTS가 공개한 ‘찐 방탄 회식’ 영상에는 오랜 시간 여운이 남게 만드는 키워드가 있었다.

원래 다른 사람의 감정에 이입이 잘 되는 성향이어서, 이 날은 꿈도 꾸고 새벽에 깨서 이런저런 생각도 한참이나 했다.


온전한 '나'의 존재에 대하여

평균 20대 후반의 나이에 그 정도의 대단한 성공을 이루고도 이렇게나 자기 성찰을 끊임없이 하고 깊은 고민을 할 수 있을까. 나라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싶다.

세계적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이루고 이제는 적당히 활동을 해 나가며 유지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그들은 본질에 집중했다. BTS라는 아티스트로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들이 항상 확신에 찬 모습으로 그들의 작품에 나타나왔지만, 언제부턴가 그 일이 버겁게 느껴졌던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랩 번안하는 기계가 되고, 영어 열심히 하면 내 역할은 이 팀에서 끝난 거고, 옆에 퍼포먼스 잘하는 친구들이 있으니까 나는 적당히 묻어가고.. 이런 식으로 살다보니까 내 일만 하면 이 팀은 돌아가는데 제가 여기서 더 벗어나지 못하는 느낌이 들어서.. 이것을 떨쳐내고 어떤 식으로 해야하는지 생각을 충분히 한 다음에 돌아오고 싶은데 그렇게 놔두지를 않는거에요 사실.


언제나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주제로 메시지를 던져왔던 아티스트로써 찾아온 지금의 시기에 고민이 느껴진다.

하는 업이 다를 뿐 어떤 곳에 소속되어 있는 우리들은 모두 같은 고민을 한다. 매일 내가 맡고 있는 일을 해내기만 하면 특별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그 조직은 적당히 잘 돌아간다. 때론 딱 여기까지, 이 선까지만 하면 더 이상 신경쓰지 않아도 누군가 그 부분을 채워준다. 그러나 이렇게 하다보면 어느 순간 내가 잘 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더 나아지고 있는가? 라는 고민이 시작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배우기도 하고 환경을 바꿔보기도 하며 살아간다.


대단한 책임을 가지고 살아보지 않았던 나로써 그 마음을 모두 헤아릴 순 없겠지만, 조심스럽게 전하는 대화 속에 굉장한 오랜 시간의 고민이 느껴졌다. 이 컨텐츠에 대한 코멘트에서 누군가가 적당한 의무와 권리가 얼마나 마음이 편한 일인지, 끊임 없이 가치를 증명해야하는 삶이라는 것이 그냥 온전한 나로써 버텨내기 얼마나 힘든지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했을 때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엄청난 부담의 무게가 전해져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팀이 있으려면 먼저 내가 있어야 한다는 것. 나 자신을 잃기 전에 진지하게 고민하고 용기를 내어 새로운 챕터를 열어가는 모습이 멋지다. 이번 신보 yet to come에서 고민과 다짐을 표현했듯이, 앞으로 더 멋진 사람이 될 것 같아 더욱 기대가 된다.


화양연화는 지금부터 시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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