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어제 BTS가 공개한 ‘찐 방탄 회식’ 영상에는 오랜 시간 여운이 남게 만드는 키워드가 있었다.
원래 다른 사람의 감정에 이입이 잘 되는 성향이어서, 이 날은 꿈도 꾸고 새벽에 깨서 이런저런 생각도 한참이나 했다.
온전한 '나'의 존재에 대하여
평균 20대 후반의 나이에 그 정도의 대단한 성공을 이루고도 이렇게나 자기 성찰을 끊임없이 하고 깊은 고민을 할 수 있을까. 나라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싶다.
세계적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이루고 이제는 적당히 활동을 해 나가며 유지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그들은 본질에 집중했다. BTS라는 아티스트로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들이 항상 확신에 찬 모습으로 그들의 작품에 나타나왔지만, 언제부턴가 그 일이 버겁게 느껴졌던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랩 번안하는 기계가 되고, 영어 열심히 하면 내 역할은 이 팀에서 끝난 거고, 옆에 퍼포먼스 잘하는 친구들이 있으니까 나는 적당히 묻어가고.. 이런 식으로 살다보니까 내 일만 하면 이 팀은 돌아가는데 제가 여기서 더 벗어나지 못하는 느낌이 들어서.. 이것을 떨쳐내고 어떤 식으로 해야하는지 생각을 충분히 한 다음에 돌아오고 싶은데 그렇게 놔두지를 않는거에요 사실.
언제나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주제로 메시지를 던져왔던 아티스트로써 찾아온 지금의 시기에 고민이 느껴진다.
하는 업이 다를 뿐 어떤 곳에 소속되어 있는 우리들은 모두 같은 고민을 한다. 매일 내가 맡고 있는 일을 해내기만 하면 특별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그 조직은 적당히 잘 돌아간다. 때론 딱 여기까지, 이 선까지만 하면 더 이상 신경쓰지 않아도 누군가 그 부분을 채워준다. 그러나 이렇게 하다보면 어느 순간 내가 잘 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더 나아지고 있는가? 라는 고민이 시작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배우기도 하고 환경을 바꿔보기도 하며 살아간다.
대단한 책임을 가지고 살아보지 않았던 나로써 그 마음을 모두 헤아릴 순 없겠지만, 조심스럽게 전하는 대화 속에 굉장한 오랜 시간의 고민이 느껴졌다. 이 컨텐츠에 대한 코멘트에서 누군가가 적당한 의무와 권리가 얼마나 마음이 편한 일인지, 끊임 없이 가치를 증명해야하는 삶이라는 것이 그냥 온전한 나로써 버텨내기 얼마나 힘든지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했을 때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엄청난 부담의 무게가 전해져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팀이 있으려면 먼저 내가 있어야 한다는 것. 나 자신을 잃기 전에 진지하게 고민하고 용기를 내어 새로운 챕터를 열어가는 모습이 멋지다. 이번 신보 yet to come에서 고민과 다짐을 표현했듯이, 앞으로 더 멋진 사람이 될 것 같아 더욱 기대가 된다.
화양연화는 지금부터 시작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