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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잠 Apr 03. 2018

사주 중독 직장인

해답을 바란건 아니었어, 다만 위로 받고 싶어서 

어디라도 위로 받고 싶어서

일년에 한 두번, 그리고 가끔 너무 힘들다 싶은 퇴근길에 가끔은 눈앞에 보이는 사주집에 들어가서 괜히 이것저것 묻곤 한다. 사실 직장인들이 묻는 질문은 아마 저 돈 많이 버나요? 지금 회사 괜찮나요? 올해 전 잘 살수 있을까요?? 등등...  뻔한 이야기들일 것이다. 

해답을 바라는건 아니지만, 이상하게 나를 모르는, 내 생년월일과 이름만을 가지고 나의 현재와 미래를 말해주는 그 사람에게서 위로 받고 싶은 생각이 든다. 

우습게도 그게 뭐라고, "잘된데" "올해 문서운있데!" 한마디가 왜 그렇게 희망차게 느껴지는지. 


뭘 해도 2년동안은 때려맞는 운이니 잘 참으세요.

얼마전 사주를 보러간 곳에서 들은 이야기. 난 희망차고 좋은 이야기 들으러 갔는데, 때려맞는다니! 

왠지 서글프지만, 희한하게도 원래 현실이 다 그렇지. 하고 받아들이게 되는게 또한번 우습기도 하다.

평일에 때려 맞고, 주말에 잘 회복하고, 또 맞고.. 회복하고.. 타격을 받는 강도와 종류가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를 뿐. 어쨌든 우리는 모두 매일 버티는 삶을 살고 있으니까.  


아주 조금만 특별하게 살면 안될까 

내가 하고 싶은 시간에 재밌게 일하는 굉장히 이상적일 것만 같아 보이는 꿈이 있었다.

그리고 허황되긴 하지만, 잠깐 동안의 일탈을 해보기도 하면서 그저 무모함만으로는 안된다는걸 깨닫게 된 순간부터, 나는 점점 더 평범한 생각을 하게 되고, 평범한 삶에 맞추어진 사람이 되어가는 듯하다.

그런데 왜 버티는 삶이 많은 사람들에게 평범한 삶이 되버린 걸까. 

그저 꽃과 사주에 위로 받을 뿐

조금은 특별하게 살고 싶은

지극히 평범한 IT회사 직장인의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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