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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보 Jul 04. 2022

#17. 여름비



“비 냄새!”


땅에서 올라오는 축축한 기운이

코 끝을 찌른다


어김없이 오늘도

하늘은 비에게 길을 터준다


불쑥 마음으로 들어 와

휘휘 휘젓는 비 내음


‘툭, 투둑, 투두둑, 쏴아-’


한 움큼 물기를 머금고 있던

어지러운 생각들 


시커먼 시멘트 바닥을 뚫고

하늘이 열어준 길을 나아간다


소름이 토도독 토도독 올라 와 

살그머니 눈치를 본다


내 마음을 알았던 걸까


어느 새 제자리로 돌아가며

길을 내어 준다


울창한 초록 숲 위로

푸른 색 물감을 흩뿌려 놓은 걸까


사각사각 짙어진 잎들이

몸을 떨어본다 


푸른 하늘이 맞닿은 끝까지

지평선 너머로 푸르름이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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