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냄새!”
땅에서 올라오는 축축한 기운이
코 끝을 찌른다
어김없이 오늘도
하늘은 비에게 길을 터준다
불쑥 마음으로 들어 와
휘휘 휘젓는 비 내음
‘툭, 투둑, 투두둑, 쏴아-’
한 움큼 물기를 머금고 있던
어지러운 생각들
시커먼 시멘트 바닥을 뚫고
하늘이 열어준 길을 나아간다
소름이 토도독 토도독 올라 와
살그머니 눈치를 본다
내 마음을 알았던 걸까
어느 새 제자리로 돌아가며
길을 내어 준다
울창한 초록 숲 위로
푸른 색 물감을 흩뿌려 놓은 걸까
사각사각 짙어진 잎들이
몸을 떨어본다
푸른 하늘이 맞닿은 끝까지
지평선 너머로 푸르름이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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