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정원에서 #크리스티앙보뱅
‘가장 느렸고 가장 빨랐던’사람,
‘절망과 사랑과 쾌활함이 뒤섞인’삶을 살았던 사람,
‘부드러움’과 함께 ‘가슴을 죄는 초조함’을 함께 갖고 있던 사람
이 책은 보뱅이 16년 동안 지슬렌이라는 여인을 사랑하며 세상에서 가장 바쁜 나날들을 보냈던 자신의 이야기를 쓴 책이다. 그녀가 두 번의 결혼을 하며 세 아이의 엄마가 되어 프랑스 교사로 살다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 옆에서 숨을 쉬고 있었던 그였다.
“마음에 품는다는 건 사랑하는 자를 자신의 고유로 만들지 않고 마음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마음을 어떻게 영원히 줄 수 있는가?”
그는 이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답은 우리가 사는 동안 질문에 스민 불안을 회피하지 않는 것이다. 답은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 아니라, 지슬렌, 너처럼 춤추고 웃음을 터뜨리면서 질문 속에 영원히 머무르는 것이다.”
매 순간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며 우리는 살아간다. 그 질문에 꼭 답을 찾아야 할까라는 생각을 보뱅은 하게 만든다. 누구를 위해 조급한 마음을 부여잡고 물 속에서 두 발을 아둥바둥 휘젓고 있는지 생각한다. 누군가가 알아주어야만 자신의 신념과 행동이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자신의 갈 길을 자신의 속도에 맞추어 가다 보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도 하고 질문 속에 빠져 허우적댈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고 보뱅은 말한다. 우리의 삶은 그냥 그렇게 흘러 흘러 언젠가 종착역에 다다를 테니까.
“변함없이 계속 살아가라.
더욱더 잘 살아가라.
무엇보다 악을 행하지 말고 웃음을 잃지 말라.”
사랑하는 사람은 곁에 없지만 떠나 보내지 않았다. 그는 그녀가 머물렀던 정원에서 함께 점점 더 깊이 삶을 사랑한다.
“나는 늘 삶 속에 있다. 나는 늘 물러서 있다. 나는 늘 길을 응시한다. 나는 그곳에서 너와 가장 닮은 것을 본다. 불타오르고 춤추고 노래하고 희망하고 놀라고 시뻐하는 것. 너와 가장 흡사한 그것. 그러나 그건 네가 아니다. 그리고 여전히 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