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캘리그라피 Book Calligraphy
그냥 당신이 읽고 싶은 책과 읽어서 즐거운 책이 있을 뿐이지요
순간순간의 과정을 즐기지 못한다면
설혹 그 결과가 끝내 내게 다가온다고 해도,
그 찰나의 지점이 뭐 그리 가치 있겠습니까
삶에서 변화란 원래
그렇게 아주 작은 것을 바꾸는 것으로부터
찾아오는 게 아닐까요.
시도할 때 가능성이 더 커지는데,
일상은 새로운 게 아니라 늘 해오던 익숙한 일들을 반복하는 일입니다.
그러니 하루하루의 삶에서 행복을 발견할 줄 아는 능력과
특별한 성과를 향해 전력질주할 수 있는 능력은
서로 이율배반적이라고 할까요.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고 핸드폰을 본다.
오늘은 확진자가 줄어들었을까?
사망자가 또 늘었나?
일상이 되어버린 아침 일과다.
항상 일어나면 날씨 먼저 확인했지만 코로나19 이후로 부터 오늘의 확진자와 사망자를 확인한다.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숫자에 한숨 또 한숨.
아이들과 나는 한 달 째 집콕 중이다.
학교 개학 소식이 미뤄지고 미뤄질 때마다
끊임없는 확산의 멈춤의 끝은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모두의 삶을 통째로 바꿔버린 일상.
하지만 지칠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이 싸움에서
끝이 보일 때까지 버티고 또 버텨야 하기에
소소한 일상에서 즐거움과 살아갈 기쁨을 하나씩 찾고 있다.
지치지 않기 위해......
타인에게 어떤 좋지 못한 일이 일어날 때,
내게는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남모르게 안도를 느끼고,
그 일이 그에게 일어나고 내게 일어나지 않은 데에는
뭔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우월감을 느낀다고 할까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파고들었던 감정들.
나에게 일어나지 않는 일들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일상이었지만
현재,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확진자와 사망 소식을 접하면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코로나19로 다시 실감하게 되었다.
끊임없이 흔들리는 그 조그맣고 불안정한 공간과 모든 것을 변화시키며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랑을 지켜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열정이 아니라 노력이고,
본능이 아니라 본능을 넘어선 태도입니다.
관계에 대한 모든 것은 배워야만 하고 갈고닦아야만 하지요.
그건 사랑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모든 것이 끝나고 난 뒤,
결국 마음에 남는 것은 마지막 모습입니다.
마지막 순간에 우리가 했던 행동,
마지막 순간에 우리가 나누었던 말들이
긴 시간 동안 마음의 우물에서 계속 울려대는 것이지요.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마지막을 통과하고 있는 그때,
우리는 그 순간이 마지막이라는 걸 알기 어렵다는 겁니다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는 감사와 사랑의 말이 있다면,
가능한 한 매순간 하고 살아가야 하는 게 아닐까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아끼게 되는 사람은 바로 부모님인 것 같다.
나도 아직 말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부모님이 내 곁을 떠날 거라고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영원히 내 옆에 있을 것만 같다.
인생의 반 정도를 살고보니
이제서야 나도 죽는 날이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마지막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후회와 절망으로 더 살고 싶다고 발버둥을 칠까.
행복과 감사의 마음으로 편안하게 잠들까.
잠시 생각해 본다.
숲에서 나오니 숲이 보이네. 푸르고 푸르던 숲. 내 젊은 날의 숲.
당신이 지금 답답해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지금 숲을 지나거나 다리를 건너고 있으니까요.
현재 내가 겪고 있는 경험이 정확히 어떤 경험인지 잘 몰라서
답답해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지금 이 일은, 지금 이 시기는, 지금 이 사람은, 지금 이 사랑은,
내 인생에 어떤 의미로 남게 될지 말입니다.
그럴 때 제가 늘 떠올리는 것은 시인과 촌장의 노래 〈숲〉입니다.
다니엘 월러스의 소설 《큰 물고기》에서
죽음을 눈앞에 둔 아버지는 아들에게 바로 이렇게 말하지요.
“누군가가 한 이야기를 기억해준다면,
그는 영원히 죽지 않는 거란다.
그걸 알고 있니
모든 상황이 최악이라고 할지라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한 자 한 자 살아있어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즈막한 목소리로
당신은 내게 살아있어야 할 단 하나의 이유입니다.
속삭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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