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24.광화문을읽다,거닐다,느끼다

북캘리그라피 Book Calligraphy

by 늘보

광화문에서 만난 봄, 여름, 가을, 겨울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 정현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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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읽었고 2020년에도 어김없이 이 책을 선택했다. 기분이 조금 묘하고 반가웠다. 한동안 광화문에 가지 못했는데 책으로나나 잠시 마음을 달래보았다.


2020. 힘든 한 해였다. 우리에게 힘이 되는 글 귀가 눈에 띈다.

“꽃 진 자리에 잎 피었다. 너에게 쓰고 잎 진 자리에 새가 앉았다. 너에게 쓴다.” – 천양희

“씨앗처럼 정지하라. 꽃은 멈춤의 힘으로 피어난다.” – 백무산

“다시. Run run run. 넘어져도 괜찮아. 또 좀 다쳐도 괜찮아.”-BTS


예전에는 마음의 감성을 울려주는 글들이 많았던 것 같다. 점점 삶이 힘들어지고 사회가 어려워지고 있는 걸까. 잘 버티고 잘 견디고 잘 살아야 한다는 글 판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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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 느끼는 겨울은 유난히 춥다. 빌딩 숲 사이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다른 곳보다 더 매섭게 얼굴을 때린다. 나에게 광화문은 누군가를 만나고 기다리고 헤어지는 장소였다. 집에서 버스를 갈아타지 않고 한 번에 올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광화문에서 약속을 하면 조금 일찍 도착해 교보문고로 향했다. 버스에서 내리면 맞은 편에서 바로 보이는 광화문 글판을 한참 보았다. 마음에 꾹꾹 눌러 자물쇠로 채워버릴 듯이.



봄에는 가슴 벅차고 피어 오르는 마음을

여름에는 쏟아지는 햇볕에 지친 마음을

가을에는 높디 높은 하늘을 한껏 누리는 마음을

겨울에는 얼어붙은 마음을 부여잡고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광화문 글판을 보며 달래고 또 달랬다.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라는 책은 나에게 그런 책이다.



한 해 동안 엉망진창이었을지언정 마무리를 잘 하고 싶다면 이 책이 당신의 마음을 잘 달래줄 수 있을 것 같다.




먼 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 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 정호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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