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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전 열한시 Jun 27. 2020

에코백은 에코(eco)가 아니다.

참 쉬운 업사이클링-에코백으로 앞치마 만들기

에코백도 많아지면 더 이상 에코(eco)가 아니다.

비닐봉지나 종이백 사용을 줄이고 화학 처리한 가죽 가방 대신 친환경의 이름을 가진 에코백

상업적 홍보와 나의 물욕이 맞물려 증정용 에코백이 우리 집에 쌓여간다.

몇몇의 에코백은 본래의 목적으로 잘 쓰고 있지만 다 쓰는 건 무리인 숫자다.

왜 이걸 다 받았을까? 사는 것에는 신중하면서도 받는 것에는 여전히 신중하지 못했다.

공짜에 약한 미니멀리스트는 없다.

2018년 덴마크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해 각종 포장 가방이 재사용돼야 하는 횟수는 비닐봉지 37회, 종이봉투 43회, 면으로 된 가방은 최소 7100회 사용한 뒤 버려야 만들어지면서 발생시킨 오염을 회복시킬 수 있다고 한다.   [중앙일보-에코백의 역설]

소재 또한 면화로 만들어지기보다 합성 섬유를 섞거나, 나일론인 경우도 많아 분해 속도를 따지는 것 또한 큰 의미가 없다.

마케팅 수단으로 만들어진 에코백은 공짜로 얻었으니 쉽게 버려진다. 7100번을 사용하지 않으면 에코백은 에코일 수 없는 것이다.


시즌마다 쏟아지는 텀블러의 유혹 역시 마찬가지다.

모든 제품은 만드는 과정에서 온실가스와 오염물질을 발생시킨다. 환경을 위한다는 명분을 가진 물건조차 많으면 오히려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적게 가지는 것이 왜 미덕인지 왜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해야 하는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어쨌든 생겨버린 나의 에코백은 이제 어찌해야 할까?



가끔 물건을 째려보면 문득 스치는 아이디어들이 있다.

손잡이가 긴 에코백이 앞치마를 닮았다?

재미있는 것은 이 생각이 아침에 눈을 뜨며 떠올랐다는 것이다.

전날 밤 쌓아둔 에코백을 꺼내 본 효과였을까?


큰 에코백은 어른용, 작은 에코백은 아이를 위한 앞치마로 업사이클링하기 - upcycling (새활용)

해체한 에코백은 세상에 하나뿐인 앞치마가 된다

어른용 앞치마의 경우 사이즈에 따라 옆선을 다른 에코백이나 자투리 천을 이용해 이어 붙어도 좋다.


작은 크기의 에코백은 수납함으로 만들어 쓰고 있다.

손잡이를 떼어내고 같은 색 리본을 찾아 한바늘 꿰매서 걸 수 있는 고리를 만들어 준다.

고리를 단 에코백 두개를 바느질로 연결해 주었더니 꽤 괜찮은 수납공간이 되었다.

현관문에는 여러개의 장바구니를 수납해 두었다. 잊지않고 가져갈 수 있다

버려지는 물건에 새로운 가치를 더해 다른 용도로 만들어 사용하는 것

우리는 누구나 업사이클링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

쓰이지 않는 물건의 쓰임을 찾아주는 일은 비움 이전에 거쳐야 하는 단계이다.


물건을 소유하는 일에는 대가가 따른다.

거저 얻은 물건을 버리는 것에도 죄책감은 지불해야 한다.


내가 택한 물건이 쓰임을 다 할 때까지 잘 써주는 것

적게 가지고 오래 사용하고 덜 버리는 일

버리지 않고 미니멀 라이프를 살아가는 것을 고민 중이다.


@a.m_11_00  

인스타그램에 매일의 살림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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