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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멜리아 Oct 25. 2017

오롯이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보는 며칠

'생각'에 대하여

  있지, ‘생각’이라는 것을 정말 길게 한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나니?


  솔직히, 아마 최근 2년 정도 안에 길게 생각에 잠겨 있던 경험이 손에 꼽을 걸? 고등학교 때는 스마트폰이나 TV, 그런 것들을 일부러 멀리하곤 했고, 그래서 수능 직후까지도 갖지 않았더랬지. 너의 생각을 방해하는 것은 또 다른 공상, 혹은 당장 해내야 하는 과제들 뿐, 그래서 생각에 잠겨 있던 경험이 많았잖아? ‘아, 공부하기 싫다’부터 시작해서, 요즘 고시 보는 사람들도 많다던데, 나도 그렇게 공부를 계속할 수 있을까, 아마 난 아닐 듯, 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 엄청나게 많이 했잖아. 그렇지?


  그런데 아마 최근에는 그런 경험이 많지 않았을 거야. 생각하는 것보다는 표현하는 일이 더 많아졌지. 생각이 드는 것들은 대부분 가장 친한 친구들에게는 여과없이 바로 전달되기도 하고 말이지. 


  다만 단 일 년 뿐이지만 나는 네가 생각지도 못했을 경험들을 여러 가지 했는데, 그중 깨달은 것이 바로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앞으로 가장 중요할 것이라는 점이야. 앞으로 우리에게 평생직업은 없다는 것, 그건 이전에 말했던 것 같아. 맞아, 우리는 앞으로 십 수 개의 직업을 갖게 될 거고, 수십 개의 직장을 갖게 될 거라고들 말해. 그런 가운데에서 나는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 그리고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이 가지는 힘을 절대로 무시할 수 없을 거라고 믿어.




  흔히 ‘생각이 뿌리를 내린다’는 표현을 쓰잖아. 그런데 나는 생각’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해.

  그 일화 있지? 바람이 거세게 불면 두꺼운 나무는 꺾이지만, 갈대나 보리는 바람을 따라 휘어져서 꺾이지 않는다고. 하지만 더 나아가서, 뿌리를 내리고 내려서 아주 깊은 뿌리를 가지고 있는 거목이 된다면 어때? 천 년 된 은행나무, 그런 것처럼.


  생각을 하는 것은, ‘나’라는 사람을 그렇게 거목으로 키우는 뿌리가 되어주는 거라고 생각해. 내가 어떻게 살 것인지, 어떤 것을 추구하고자 하는지, 그리고 어떤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지 선택하는 그런 모든 생각의 과정들이 말이야.


쉴 시간이 필요한 것은, 

그리고 너 혼자 여행을 떠나는 경험이 필요한 것은, 

그 무엇보다도 오롯이 너 자신의 생각에 빠져서 살아보는 며칠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야.

  네가 그렇게도 원하는 ‘네가 주도하는 삶’은, 이렇게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이 없으면 안 되고, 그리고 그건 스스로 생각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 길러지는 거거든.


친구들과의 경험, 가족들과의 여행, 이런 것도 정말정말 중요하지만, 한 번쯤, 스스로의 생각 안에 들어가서 생각을 만끽해보는 경험을 꼭 해보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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