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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멜리에최 Dec 05. 2023

남자 없는 여자들

4. 어떤 꿈


누군가 나를 죽이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엄마라는 사실을 아는 순간 꿈에서 깨었다.

처음으로 꿈이라서, 꿈에서 깨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     


하늘을 날 수 있는 능력은 도망자에게 주어진 유일한 방어 수단이었다.

그럼에도

허공으로 몸을 날릴 때마다 그대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지지하거나 받아줄 그 어떤 것도 보이지 않는 텅 빈 공간.

도망자에게는 선택지가 없다.

텅 빈 공간에 몸을 내던지면 의심이나 두려움도 잠시, 두둥실 몸이 뜬다.

무수한 공기가 나를 떠받친다.

나는 그제야 마음을 놓는다.         


 

*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고요?

그 꿈이 당신을 안락하게 질식시키고 있다면요?

잠에서 깨어나 죽든 살든 방법을 찾아볼지

잠이 든 상태로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지 그건 당신의 선택입니다.

여전히 행복을 선택할 건가요?     



*     


루쉰의 질문을 처음 접했을 때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를 고민했었는데

지금은 애초에 선택지가 없는 사람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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