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어떤 꿈
누군가 나를 죽이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엄마라는 사실을 아는 순간 꿈에서 깨었다.
처음으로 꿈이라서, 꿈에서 깨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
하늘을 날 수 있는 능력은 도망자에게 주어진 유일한 방어 수단이었다.
그럼에도
허공으로 몸을 날릴 때마다 그대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지지하거나 받아줄 그 어떤 것도 보이지 않는 텅 빈 공간.
도망자에게는 선택지가 없다.
텅 빈 공간에 몸을 내던지면 의심이나 두려움도 잠시, 두둥실 몸이 뜬다.
무수한 공기가 나를 떠받친다.
나는 그제야 마음을 놓는다.
*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고요?
그 꿈이 당신을 안락하게 질식시키고 있다면요?
잠에서 깨어나 죽든 살든 방법을 찾아볼지
잠이 든 상태로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지 그건 당신의 선택입니다.
여전히 행복을 선택할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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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의 질문을 처음 접했을 때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를 고민했었는데
지금은 애초에 선택지가 없는 사람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