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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의 힘

어린이가 자랐어요

by 아멜리 Amelie

작은 어린이 1.


작은 어린이에게는 동네 놀이터에서 자주 만나서 노는 같은 학교 친구이자 동네 친구인 한 살 많은 누나가 한 명 있다. 오늘 아침에도 그 친구와 잠깐 만나 놀았다.


작은 어린이가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 이런 말을 했다.


“우리 엄마는 나를 사랑해서 날 혼내지 않아.”


이제 이 친구를 혼낼 때 마다 이 말이 생각날 것 같다.


작은 어린이 2.


작은 어린이는 단발머리 헤어 스타일을 유지 중이다. 머리숱이 별로 없어서 그냥 뒀는데 빨리 자라지도 않아 방치된 상태라 할 수 있다. 가끔 뒷머리가 더워보여 땀이 많이 날 때에는 머리를 묶어주곤 했다.


어느날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이쁘게 생겼네. 귀여운 여자애구나.” 라고 한마디 했다.


본인은 남자애라고 생각했는데 누군가가 여자애라고 한마디 한 게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다. 이젠 더 이상 머리를 묶으려 하지 않는다. 본인이 바라보는 세상과 누군가가 언급하는 세상이 불일치할 때 작은 어린이는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킨다.


작은 어린이만의 분명한 세상이 존재한다.

그의 세상을 존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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