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만에 달리기 수업에 참여했다. 오늘 수업은 200미터를 50초에 달리고, 200미터는 조깅으로 달리는 것을 1세트로 열 번 하는 것.
200미터, 50초, 10회. 이 모든 숫자가 그리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다.
남자 세분과 한 그룹이 되어 달리기 시작했다. 몸이 덜 풀렸는지 상체는 덜컹거렸지만 그룹을 따라 가느라 발은 재바르게 움직였다.
200미터를 50초에 달리면 100미터를 25초에 달리는게 된다는 계산을 한 순간 웃음이 터졌다. 중3때 했던 체력장에서 100미터를 23초에 달린 사람이 나였는데 지금의 내가 100미터를 25초에 달린다니요. 그것도 한 번도 아닌 열번을! 이건 올릭픽에 출전한 것과 다름없는 성장이 아닌가!
200미터, 50초, 10회. 결코 쉽지 않고 심장을 터지게 만드는 숫자들이었다.
6번 달리고 나니 심장이 진짜 터지는 줄 알았다. 좀 푹 쉬고 싶었는데 그룹 사람들이 한 세트를 쉰 나에게 같이 달리자 했다. 그러고는 가까스로 달렸다.
이젠 진짜 그만 둬야겠다 했는데 그룹 사람들이 포기하지말고 같이 달리면 또 달릴 수 있다며 트랙으로 나를 인도했다.
그렇게 또 우리 그룹 사람들과 마지막 세트를 달리고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가장 마지막에 달렸는데 내가 50초에 들어올 수 있도록 그들은 훨씬 빨리 달렸다고 했다. 결국 나는 그룹 사람들 덕분에 모든 세트를 다 50초에 끝낼 수 있었던 셈이었다!
한 세트를 쉰 채로 마무리 하려고 했는데 코치가 다른 그룹이랑 한번 더 달리라며, 포기하지 마라고 했다. 결국 마지막까지 모두 달리고 출발선으로 돌아오니 그룹 사람들이 박수를 쳐줬다.
나는 그동안 운동을 했지 스포츠를 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끝까지 함께 포기하지 말자고 밀어주고 끌어주는 게 스포츠인가 싶었다.
나는 포기하지 않았고 중 3때의 나보다 더 신나게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