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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의 힘

천둥 번개 그리고 너

by 아멜리 Amelie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졌다. 하늘에 번쩍 번개가 치고 곧이어 우르르 쿵쾅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럴 때마다 아이가 깜짝 놀라 달려와 품에 안긴다.


하늘에 번쩍 전기가 지나가고 속으로 하나 둘 셋을 세고 아이의 귀를 살포시 막아줬다. 우르르 쿵쾅 소리가 약해지자 아이는 뒤를 돌아 나를 바라본다. 어떻게 이 무서운 소리가 날 것을 미리 알고 나를 도와줄 수 있었냐는 듯, 마치 내가 원더우먼이라도 되듯 바라본다. 그저 싱긋 웃어주며 괜찮다고 이제 덜 무서울 거라고 등을 쓰다듬어줬다.


생각해보니 엄마랍시고 아이의 두려움을 줄여줄 수 있는 게 이것뿐이다. 하늘이 번쩍 하면 속으로 하나 둘 셋을 외치고 천둥소리가 약해지게 손으로 귀를 막아주는 것.


이 외 아이가 가질 두려움, 걱정, 공포 중 내가 미리 알고 도와줄 수 있는 건 딱히 없어 보인다. 무슨 일이 터지면 오늘처럼 옆에 앉아 있다가 등을 쓰다듬어 주는 정도 외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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