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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멜리 Amelie Feb 04. 2023

글값 논쟁

글값 논쟁이 뭔지 모르다 이제야 알게 되었다.


누가 내 글에 돈을 준다고 하면 의아했다. 내 글이 돈이 된다고? 자신 있게 쓴 글에 돈을 준다면 돈값은 할 자신 이 있었다. 그래서 직장 생활하며 브랜드 블로그 글도 써주고 열심히 사내 뉴스레터도 썼다. 돈 주는 만큼 머리털 뽑아가며 썼다.


그렇게 썼던 글을 쓸 기회가 사라진 게 아마 싱가포르 갈 즈음이었나 보다. 내 페북을 즐겨보던 Konba Park님이 클래식 음악과 연결해 육아, 일상 이야기를 담을 수 있게 해 줬고, 백운희가 베이비뉴스를 소개해줬고, Hanna  Choi가 그로잉맘에 기고하는 필진으로 소개해줘서 4년 내내 첨 열심히 썼다. 그 덕분에 싱가포르 기록이 오롯이 남았고 사진보다 글로 우리는 우리의 싱가포르를 추억하고 기억하게 되었다.


싱가포르 관련 글을 찾다가 베이비뉴스에 기고한 내 글을 다 읽고 육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는 댓글을 읽었을 때, 그로잉맘 앱에서 내 글을 즐겨 읽었다는 분을 만났을 때 감동은 잊을 수가 없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힘도 되는구나 싶을 때 내가 얻는 에너지는  말로 할 수가 없었다.


요즘 나는 내 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저 뻔한 이야기 같고 남들 다하는 애 키우는 이야기 같고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 이야기 같아서 싫다. 글을 잘 쓰는지도 모르겠고 꾸역꾸역 쓰간 쓰는데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어느 날은 남편에게 내가 글을 잘 쓰는지 못 쓰는지 전문가 진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나에게 예술가가 어디서 꼭 상을 받아야 예술가인가, 자신이 예술을 한다고 생각하면 예술가가 아닌가, 글을 여태껏 무던히 쓰고 있으니 넌 글쟁이라며 그 색깔 그대로 썼으면 한다고 했다.


난 왜 글을 잘 쓰고 싶을까? 글 관종 같다. 내 생각에 대해, 내 글에 대해 막 이야기를 나누고 못다 한 이야기를 또 하고 싶은 관종. 그게 글 잘 쓴다는 칭찬을 듣고 싶은 것인지, 잘 살고 있다는 칭찬이 고픈 것인지 잘 모르겠다.


내가 지금 글콘서트를 한다면 누가 올까? 내 글이 좋은지도 모르겠고, 글로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는데 왜 주야장천 연습한답시고 쓰고 있을까?


글 쓰는 사람은 늘어나고 글을 읽고 그 글을 품에 안고 사는 시대는 저물어가는데 나는 왜 부득불 못난 글을 써보겠다며 아등바등거릴까…


어찌 되었든 여태껏 끼직인다. 자발적으로 끼적이는 사람들이랑 얘기도 하고 싶다. 그리고 가장 큰 욕망은 진짜 기갈나게 글을 쓰고 싶다.


내 꿈은 진짜 글쟁이가 되는 것!


닿을 수 있는 꿈인지 잘 모르겠다.

혼자 꾸는 꿈이지만 해보고 싶다. 직업란에 글쟁이, 작가라 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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