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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멜리 Amelie Jun 27. 2023

2. 10년 만에 다시 온 파리

아멜리 인 파리 1


1. 에어 프랑스 항공을 이용해 파리에 왔다. 승객들이 모두 탑승할 때까지 에어 프랑스의 홍보 영상을 틀어줬는데 퀄리티가 좋다. 디올 광고 같은 느낌?


https://www.youtube.com/watch?v=XGnwQQbZYLo


안전 수칙을 안내하는 영상도 마음에 든다.


https://www.youtube.com/watch?v=NhA0aL105Nw


프랑스 사람들은 프랑스가 음식, 패션, 도시 등 문화와 예술 관련해서 단연 으뜸이라 생각하고 국가 관련 컨텐츠에 잘 녹이는 것 같다. 영상 배경이나 색깔을 잘 쓴다.


2. 샤를 드골 공항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은 <Paris vous aime>이라는 태그라인으로 홍보하고 있었다. 파리는 너를 좋아해 (Pais likes you)라는 뜻인데, I SEOUL You도 생각나고 I Love NY도 생각났다. 프랑스어를 모르는 사람이 보면 무슨 뜻인지도 모를 텐데, 굳이 프랑스어를 왜 썼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그리고 샤를 드골 공항이 아닌 Paris airport라고 쓰는 걸 보니 공항 이름에도 변화를 주려고 걸까 싶기도 했다. 10년 만에 와서 이 공항을 내가 와본 곳인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하하)


3. 친구네 집에서 간단하게 씻고 길을 나섰다. 자동차로 5시간, 비행기로 6시간 이동하며 중간중간에  취침한 기운으로 시차에 적응하는 게 빠를 거란 생각에서였다. 다행히 아이들이 이동하며 푹 자주어서 외출을 서둘러도 무리가 없었다. 큰아이는 에펠탑을 가장 보고 싶어 했고, 우리는 10년 전 신혼 여행 때 사진을 찍은 곳에 가서 다시 그 포즈 그대로 사진을 찍고 싶었다. 그리하여 지하철을 타고 에펠탑으로 가기로 했다.


친구네 집 지하철로 가니 지하철 입구가 모두 닫혀 있었다. 지하철을 이용하러 온 사람들도 당황한 듯 웅성거리고 있었다. 용기(?)를 내어 옆에 있던 여성분에게 왜 이렇게 문을 닫냐고 물어봤다. 지하철에서 뭔가 의심가는 물건이 발견되어 수색을 위해 지하철 역사 문을 걸어 잠그고 그 물건을 찾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그런 상황이 생소해 신기했고, 내가 프랑스어로 말문을 열기 시작해서 경이로웠다. 싱가포르에서 프랑스어를 계속 공부하긴 했지만, 일주일에 한번 학원 가는 게 전부였는데 이렇게나마 대화가 되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지하철 역에서 본 손세정제, 2년 정도 썼을텐데 10년은 더 된 것 같다.


지하철을 타고 Bir-Hakeim 역에 내려 에펠탑을 바라볼 수 있는 Jardin du Trocadero로 갔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 내내 이 도시는 변화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에 빠졌다. 지하철을 내려 걸어가는 길도 10년 전에 걸었던 그대로였다. 노점을 펼쳐둔 사람들도 모두 흑인인 것조차 같은 건 씁쓸했다.


한 가지 차이점이 있었다! 신혼여행 때 사진 찍을 때는 난간 같은 곳에 걸터앉을 수 있었는데 사고가 있었는지 난간에 뭔가 추가로 설치가 되어 앉을 수가 없었다. 다시 보니 꽤 높은 곳이라 추가 설치를 잘했다 싶었다.


이거 찍으러 에펠탑에 왔다!


Jardin du Trocadero에서 30분가량 걸어 개선문(Arc de Triomphe)로 향했다. 가는 길에 아이들이 화장실이 급하다고 아우성쳤고, 유료 화장실조차 보이지 않아 페닌슐라 호텔에 들어갔다. 호텔 이용객이 아니었기에 덜 당당하긴 했으나 큰일을 피했기에 다행이다 싶었다. 파리는 걷는 게 전부인 도시라 앞으로도 종종 아이들 화장실이 급할 때는 호텔을 애용해야겠다.


개선문을 보니 남대문이 떠올랐다. 이내 광화문, 경복궁까지 생각났다. 이쁜 곳은 비슷하게 다 이쁘고 멋지다.


개선문 인근에 데카트론 매장이 하나 있다. 우리가 싱가포르에서 데카트론을 누구보다 좋아했기에 반가운 마음에 들어가 구경했다. 미국에는 데카트론 대형 매장은 따로 없고, 온라인으로만 비즈니스를 해서 늘 아쉬움이 있었다. 운동할 때 쓰는 큰아이의 물병 하나와 작은 아이의 쌍절곤을 하나 사서 기분 좋게 나왔다.


갑자기 온 식구가 졸음을 이겨내지 못해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왔다. 10시가 되어야 해가 지니 저녁을 먹지 않은 것도 잊고 있었다. 친구 집 건너편에 있는 까르푸에서 보르도 와인 한 병과 수박, 살구, 방울토마토를 샀다.


오후에 잠깐 나가서 걸었을 뿐인데 만 오천 보를 걸었다. 내일은 아침 일찍 1층에 있는 빵집에서 따뜻한 바게트를 하나 사 오고, 동네 미용실에서 남편 머리를 자르고, 서점에 가서 아이가 볼 책을 몇 권 사야지.


202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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