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노래해 보자.

흔들림을 인정하는 마음

by 시소
' 숨기지 않아도 괜찮다.
흔들리는 나를 다시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제주에 내려와 살고부터

별도 잘 보이고,

사람 없는 곳에 집 짓고 살았기에

나만의 사랑의 노래를

언제든 듣고, 크게 부를 수 있었다.


나만의 사랑은

세상에 대한 애정의 마음이며,

노래한다는 건

소리를 내는 행위이기 전에

마음을 드러내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은 아무 말없이 기다리는 모습으로

어떤 사람은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

온기를 실어서 노래를 할지도 모른다.


그 경험한 흔적을 꺼내보는 일에

음률이 있다면 노래일 테고

그것에 몸짓이 붙는다면

춤으로 보이는 거라 생각한다.

아마도 노래는

형식이 아니라 태도일지도 모른다.


세상과 그리고 사람을 대할 때

호흡은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어떤 속도로 다가가는지,

다루는 손의 온도는 어떠한지.


그래서 따뜻한 몸짓도 노래가 되고,

조심스러운 말 한마디도 노래가 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선택조차

세상을 향한 노래일 수 있다.


이런 제주를 떠나려고 하니

새로운 시작의 기대가 있지만

짐을 싸듯 나의 사랑도 하나하나

간직할 것과 버릴 것들로 나누어 보고 있다.


오늘은 내가 노래했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사랑은 참 형태가 다양하다.

남녀의 사랑보다 부부의 사랑을 배우고 있고

친정을 통해 한 없이 주는 가족의 사랑도 느끼게 되었다.

지금은 나를 사랑하는 노래, 그리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노래는

아직도 미숙하고 그 사랑은 무엇인지 닿지 못한 마음이다.


닿지 못한 사랑에 대해

나는 노래가 할 수가 없다.


끊임없이 무엇이 맞는지 시도하며

오르락내리락하는 설렘의 기분처럼

상황에 따라 그 사랑이 너무나 달라짐에 슬퍼진다.


나는 나약한 사람일까.

어렸을 때부터 나는 행복을 위해 달려왔다.

그 행복에는 내가 꽤나 괜찮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는 걸 어렴풋이 알고만 있었다.


그래서 꿈이란 걸 꾸게 되고

어떻게 해야 괜찮은 사람으로

나와 세상에 똑같이 보일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도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진짜 나를 사랑하는 상황에서는

나를 사랑하지 못했고. 좌절했고.

아이를 사랑하는 과정 또한

나는 그랬다.


나는 유아교육학과를 졸업했다.

영유아의 발달과정과 관점을

너무나 흥미롭게 생각하고 공부했고

전문적이라며 생각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진짜 나의 아이는 달랐다.

나를 사랑하는 일과 너무나 맞닿아 있어서.

이 사랑의 오류는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왔다.


아이가 나인지 내가 아이인지 모를 만큼

불안과 사랑과 애잔함이 분리되지 못한 채 뒤섞여있었다.


나는 과연 아이를 사랑함에

노래할 수 있을까?


세상을 노래하는 것보다

내 아이를 사랑하는 일은

나에게 더 어려운 일이었다.


첫 아이를 출산하고

나의 생각과 다른 나의 모성애를 숨긴 채

그저 아이를 잘 키우겠다는 의지로

나를 다 갈아 넣으며 키워 왔다.


그때 기본적인 생활조차 지켜지지 않으며

겪었던 수치심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렇게 나의 산후 우울증은 너무 깊어졌다.

왜 나는 영유아에 대해서는 공부했지만,

실제로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에 대해선 관심이 없었는지,

그때는 질문조차도 생기지 않았다.


그저.

오늘은 잘 버티길 바라는 마음과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은 좌절감과 무기력함

그리고 이 모든 걸 끝내고 싶은 방법들만 생각하는 하루하루가 길어졌다.


지금은 다행히

그것이 산후 우울증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그 시절의 내가 나약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은 사랑을 혼자 감당하려 했다는 것도

조금은 알아가고 있다.


아직 나는

나를 사랑하는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하고,

아이를 사랑하는 노래 또한

음이탈이 난 상태다.


그러나 이제는

흔들리는 나를 숨겨보지 않기로 한다.


노래하지 못하는 걸 인정하고

지금의 사랑의 모습 그대로

조심스럽게 받아들이려 한다.

여기서부터

사랑의 여정을 다시 시작해 보자.


'사랑을 노래해 보자'는 말은

아름답게 부르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멈추더라도, 불안하더라도, 틀리는 순간에도

도망치치 않고 끝까지 가보겠다는 다짐에 가깝다.


요즘의 나는

잘 부르는 사랑의 노래는 아니지만

이제 알게 될 사랑의 설렘으로

조심스럽게 노래해보려 한다.


나를 사랑하는 노래는 무엇일까.

그리고 내가 사랑한다고 말하는

아이에 대한 사랑의 노래는 무엇일까.


아직은 모르겠다.

흔들리겠지만

그래도

끝까지

경험을 시작해 본다.